▲< 이스탄불의 유일한 거리신문 판매자. 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3년 전부터 거리 신문판매를 시작한 하산 오르타테페 씨(가운데). >
엄규수
이스탄불 신시가지에서 가장 붐비는 지역 중 하나인 탁심 그리고 지하철 탁심역 탁심광장쪽 출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아침 이곳에는 신문을 판매하는 한 사람이 있다. 터키의 대표적 진보신문인 <아이든륵(빛)>을 판매하는 하산 오르타테페씨. 때로는 2~3명의 청년들이 신문 판매에 동참하기도 한다. <비르균(오늘)>과 <솔(좌익)>을 판매하는 청년들.
27일(현지시각)일 오전 9시. 이날도 신문을 판매하던 하산 오르타테페씨와 부락 부투르 청년은 4명의 제복경찰과 사복경찰에 의해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바쁜 출근길에 두 사람의 연행을 지켜보던 주변 시민들이 항의했지만 결국 두 사람은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두 사람에게는 각각 88리라(약 5만 원)의 벌금 통지서가 주어졌다.
하산씨는 신문 거리 판매로 두 번째 경찰에 연행되었다. 이유는 소음공해. 하산씨는 조폐공사 정년퇴임 후 3년 전부터 터키의 대표적 진보신문인 <아이든륵>을 거리에서 판매하고 있다.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 제가 기자가 아니라서 진실을 기사로 쓸 수는 없지만 이렇게 진실을 보도하는 신문을 판매함으로써 진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그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탁심광장에서 신문을 판매하는 이유이다. 그는 매일 아침 신문을 받으면 전체 기사를 살펴본다. 그리고 오늘 기사의 핵심 주제를 설정한다. 오전 8시, 지하철 출구로 나오는 시민들을 향해 신문을 들고, 자신이 설정한 오늘의 핵심 기사 제목을 외치며 신문을 판매한다. 진보신문의 핵심내용을 요약한 진보적 구호들. 이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 참여이기에.
사람들은 그에게 신문을 구입하면서 '잘한다', '고맙다'라고 격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 '거짓말쟁이, 어둠의 00'이라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던 것은 그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저에게 신문을 구입한 후 옆에서 나쁜 말을 하며 신문을 불에 태우는 모습을 볼 때" 그는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그는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지하철 출구에서 신문판매를 한다. 남은 신문은 탁심의 주요 거리를 다니며 판매한다. 보통 하루 100부(1부 약 400원)의 신문을 판다. 신문판매로 자녀교육비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며 웃는 그는 "아내는 늘 걱정합니다. 혹시 경찰이나 다른 사람들이 공격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렇게라도 해서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야지요"라며 빨간 모자를 눌러 쓴, 옆집 아저씨 같은 시민 하산 오르타테페씨.
신문을 판매하다가 길을 묻는 외국인에게 영어와 터키어를 섞어가며 열심히 길을 안내한다. 진보신문 <아이든륵(빛)>을 판매하는 그는, 자신이 사회의 작은 빛이 되어 비추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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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알리고 싶어서, 진실 보도하는 신문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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