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아시아와 고양시가 5년째 가꾸는 숲. 일산 호수공원 절반에 해당하는 50ha 사막에 20만그루의 나무를 가꿔 이젠 '숲' 티가 납니다.
최방식
낯선 게르를 찾아들길 두 번. 유목민 젠드를 만나 마유주를 대접받고 수다를 떨다 그만 여행길이 야심해지고 말았습니다. 울란바토르에서 남쪽으로 6시간여를 달렸는데, 얼마나 더 달려야 할지 아는 이가 없습니다. 내비게이션 수치로도 가늠할 길이 없는 곳. 어둠이 내립니다.
몽골 남서에서 북동쪽으로, 그리고 내몽골자치구까지 동서로 1600km, 남북 800km에 이르는 거대한 땅 고비사막. 남한 땅의 14배 가까운 황무지. 몽골 남부 아이막(도, 광역행정구역) 7개를 모래와 자갈로 덮은 땅. 북의 알타이산맥과 스텝, 남의 티베 트고원, 동의 화북평원으로 둘러싸인 곳.
이 거대한 고비사막에서 회오리바람을 타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황사. 100만톤의 흙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황해를 넘어 한반도와 일본, 멀리는 태평양을 넘어 북아메리카 서부까지 뒤덮습니다. '노란 공포'는 한반도에만 8만톤(15톤트럭 5000대분)의 미세먼지를 뿌리지요.
좌우로 갈라서 말보러 가다2002년 기록을 보면 그 가공할 피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14일간 한반도를 덮쳤는데, GDP의 1%에 가까운 피해를 끼쳤죠. 1인당 피해액이 12만 원에 이를 정도. 건강·교육 피해뿐 아라, 반도체 등 정밀기기 불량률이 치솟고, 조선소 페인트·용접 공사를 불가능케 하며, 휴대폰 중계기가 말썽을 일으키고, 비행기가 고장나거나 결항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는군요.
몽골은 이 거대한 고비사막의 북서진을 막으려고 남서에서 북동으로 3700킬로미터에 이르는 '만리 나무장성'을 쌓고 있습니다. 그 그린벨트 중간에 있는 곳이 바로 여행자들이 찾아 나선 만달고비 사잉차강솜. 남부 3개 고비(사막) 중 가운데 자리한 돈드고비의 아이막(도) 청사가 있는 곳이 만달고비(시)입니다.
한국의 국제환경단체인 (사)푸른아시아가 고양시 등 국내 자치단체 또는 기업의 후원을 받아 조림사업을 하는 곳. 1990년만 해도 사막화가 국토의 46%에 불과했던 몽골. 이젠 90%를 넘어섰으니 발등에 불. 다급해진 몽골 정부가 사막화 저지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는데, 그 전선 한가운데 제법 멋진 숲이 조성됐다고 해 찾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