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준비를 위한 모의면접 모습. 예비수험생과 입학사정관의 모습이 진지하다. 입학사정관들은 설명회·모의 전형 등에서 입학사정관제 준비는 미리미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혁제
중요한 것은 입학사정관제가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는 제도인지 아닌지에 대한 교육부의 명확한 입장이다. 대학들 입장에서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타기 위해 교육부의 입맛에 맞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다.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우선 전형을 명확히 해 대학들에 권고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돈(지원금)으로 대학을 길들이려면 차라리 간소화 방안에 포함된 ▲ 내신 ▲ 내신+비교과 ▲ 논술 ▲ 수능 위주의 전형 중 어떤 전형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지에 대해 배점을 매겨 대학들로 하여금 선택하게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
지금처럼 교육부가 애매한 태도를 보인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험생들에게 돌아간다. 어쩌면 내년에 대학전형을 치르는 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수많은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고교 설명회 때마다 "입학사정관제는 고1때부터 지속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많은 고교생들이 고1때부터 바쁜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동아리활동 등 비교과 준비를 한다. 그런데 막상 본인이 지원할 대학이 다음 해에 입학사정관제를 폐지한다면, 이 학생들의 노고는 누가 보상할 것인가.
지난 8월 8일 치 <대학저널>에 따르면 일부 지방대학들이 내년에 입학사정관제 폐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사실 입학사정관제의 유지 여부는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길 수 있지만, 당장 내년은 아니다. 아무리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고 해도 수험생들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 폐지하려면 현 고1이 전형을 치르는 2015년까지는 유지하고 그 다음해부터 폐지하는 게 옳다. 그리고 그 내용은 2015학년도 대학입학기본계획을 세우는 올해 11월에 공식적으로 발표해 예비 수험생들이 미리 준비하게끔 해야 한다.
어쩌면 입시 혁명이 될 수도 있었던 입학사정관제가 계륵 신세가 된 것은 1차적으로 각 대학들에게 책임이 있을 것이다. 정부의 지원금에 눈이 멀었을 뿐 본래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일관성 없는 입시정책도 한 몫 했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식들이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따라서 교육부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입장 정리를 보다 명확히 해 고교 및 대학 내의 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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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입학사정관제... 교육현장은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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