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통령, '나치 학살' 프랑스 마을서 사죄

프랑스 중서부 오라두르 쉬르 글란 찬아... 독일 대통령으로는 첫 방문

등록 2013.09.05 08:46수정 2013.09.0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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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대통령의 프랑스 나치 학살 현장 첫 공식 방문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독일 대통령의 프랑스 나치 학살 현장 첫 공식 방문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BBC

독일 대통령이 나치가 대학살이 벌인 프랑스 마을에서 용서를 빌었다.

AP·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한국시각) 프랑스를 공식 방문한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군이 대학살을 저질렀던 프랑스 중서부의 오라두르 쉬르 글란을 찾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마을에 도착한 가우크 대통령은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비에 화환을 바치고 묵념했다. 독일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해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나치군은 1944년 6월 이 마을의 교회에서 여성과 아동을 가둔 후 독가스를 살포하고 불을 지르는 등 잔혹한 학살을 저질렀다. 15세 미만 아동 205명을 비롯해 마을 주민 64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마을은 전쟁의 참혹과 독일 나치군의 만행을 역사적으로 남겨야 한다는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재건하지 않고 폐허가 된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가우크 대통령 "독일이 저지른 일 사과하고 싶었다"

가우크 대통령은 학살이 벌어졌던 교회를 방문해 당시 사건으로 누나를 잃은 생존자를 만나 직접 용서를 구했다. 인권운동가 출신인 가우크 대통령은 앞서 체코와 이탈리아에서도 나치군의 학살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독일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를 공식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는 등 독일 정부는 적극적인 과거사 반성을 보여주고 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가우크 대통령은 "나는 73세로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을 때 태어났다"며 "희생자의 가족들과 만나 우리가 저질렀던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사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복수와 증오의 시간이 오랫동안 계속되었지만, 때마침 가우크 대통령이 찾아왔다"며 "과거사를 인식하며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요하임 가우크 #독일 나치 #프랑스 #2차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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