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청사에 있는 한국광복군 배치도
이규봉
일본이 패전한 후 미군정은 정치적인 이유로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았고 따라서 광복군에 대해서도 무장해제를 요구했다. 그 결과 1946년 6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한국광복군은 해체됐다. 대한민국 정부가 새롭게 건국되고도 대한민국 국군은 일제와 투쟁한 자랑스러운 한국광복군의 정통성을 계승하지 않아 한국광복군은 그 사령부조차 복원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에 놓여 있다.
대한민국 국군의 날은 광복군이 창설된 9월 17일이 아니고 한국전쟁 때 국군이 삼팔선을 넘어간 날로 지정되어 있다. 그뿐 아니다. 우리나라의 육군 장교를 양성하는 육군사관학교는 그 뿌리를 광복군을 탄생시킨 신흥무관학교에 두지 않고 미국이 세운 군사영어학교와 그 후신인 조선경비사관학교에 두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국군이 창설된 그 시기에 국군의 요직은 일제와 투쟁한 광복군들이 거의 다 배제된 채 일제에 충성한 만주군관학교나 일본육군사관학교 출신 등 친일파가 모두 차지했고 그들의 사상은 지금까지 이어오기 때문이다.
에너지 낭비가 심한 중국보름간 중국의 도시와 시골을 골고루 다니다 보니 중국 사람들이 교통수단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 전기자전거와 전기오토바이임을 알게 됐다. 이제 사람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일반적인 자전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대부분이 전기자전거이다.
처음 중국에 왔을 때 소리가 안 나는 전기오토바이를 보며 중국이 공해 방지에 무척 신경을 쓰는 것 같은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이제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돈이 없어 자동차를 사지는 못하지만 그들은 대신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산다. 그런데 동력은 모두 전기다. 가난한 그들이 전기자전거를 타고 전기오토바이를 이용한다는 것은 석유값보다 전기값이 싸다는 말 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
난양이나 충칭과 같은 거대 도시를 걸어 다녀 보니 그 더운 날씨에도 가끔 건물 앞을 지나다 보면 의외로 시원한 때가 많았다. 그 이유는 모두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문을 여는 이유는 손님을 그만큼 더 많이 오게 하려고 하는 상술이지만 그 이면에는 역시 싸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보통 전기의 에너지 효율이 30~40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볼 때 이렇게 값싼 중국의 모든 전기가 수력이나 화력발전소에서만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많은 서민들이 쉽게 사용하고 낭비할 정도로 왜 이렇게 전기값이 쌀까? 그 이유는 단 하나 뿐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 수력이나 화력도 아닌 핵발전소라는 것이다. 보름간 다니면서 원자로 같은 큰 건물을 먼발치에서 서너 번 봤다. 반드시 그 발전소가 핵발전소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화력 아니면 핵발전소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실제로 핵발전에 의한 전기값은 결코 싸지 않다. 싸다고 하는 것은 속이는 행위이다. 왜냐하면 핵발전으로 야기될 수 있는 사고에 배상하는 비용을 전기값에 충분히 감안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수명한계가 지난 핵발전소를 해체하고 방사능 오염을 관리하는 등의 환경 비용도 실제적인 비용보다 훨씬 낮게 책정되었기 때문이다.
즉 발전에 드는 비용만 주로 계산하여 공급하니까 단가가 싸지고 그래서 전기값이 싸게 보이는 것뿐이다. 따라서 지금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흥청망청 쓰고 있는 그 대가를 그들의 후손들은 그대로 껴안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후손의 몫을 미리 가져다 마구 써 대고 후손들은 써보지도 못하고 그들의 조상 빚을 대신 갚아주게 될 것이다.
중국은 핵발전소가 엄청 많다. 2011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세계원전건설 현황에 따르면 중국이 건설 중인 원전은 27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중국은 이미 27개의 핵발전소가 있고 추가로 50개를 8~10년 안에 건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핵발전소는 내륙에도 있지만 특히 중국의 동해안에 많이 설치되어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중국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일본에서 사고가 생겼다는 것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특히 중국 같은 곳에서는 사고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하나라도 후꾸시마 핵발전소처럼 아니 체르노빌 핵발전소만큼이라도 사고가 난다면 중국이 당하는 피해보다 훨씬 더 깊은 피해를 북한이나 대한민국이 사람들이 볼 수 있다.
중국과 대한민국은 매우 가까운 나라이다. 중국에서 한반도를 지나 일본으로 가는 편서풍은 방사능 물질을 순식간에 한반도로 몰고 갈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막을 방도도 없고 고스란히 방사능 물질을 덮어쓰게 된다. 중국에 보상을 요구할 수도 없다. 그냥 당하는 것이다. 북한이나 대한민국은 국가의 기반이 흔들려 국가의 존망이 위태롭게 된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중국 정부에 전달하기는커녕 아직도 핵발전소를 더 짓고 외국에 팔아먹을 생각만 한다. 전기를 싸게 사용하고 싶은 탐욕에 중국인이나 우리나 미래는 걱정하지도 않는다. 오직 핵발전소가 사고 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금도 민중들을 속이고 있다. 아무리 사고가 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더라도 사고가 날 경우 입는 피해가 천문학적이면 사고에 대한 기대값 즉 피해가 엄청 크다는 것을 왜 모르는 척 할까? 아! 불쌍한 군상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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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통해 사회를 분석한 <오지랖 넓은 수학의 여행>, 역사가 담긴 자전거기행문 <미안해요! 베트남>, <체게바를 따라 무작정 쿠바횡단>, <장준하 구국장정6천리 따라 자전거기행> 출간.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 전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현 배재대 명예교수, 피리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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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이 '9월 17일'이 되지 못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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