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를 마치고 잔을 올린 후 술잔을 조상님 납골 비문 위에 헌주하는 가족들 모습.
윤도균
그 이듬해부터 우리 집안엔 새로운 벌초문화가 탄생했다. 과거엔 힘들어서 너도 나도 피하고 싶어했던 벌초였는데, 이젠 사촌, 오촌, 육촌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시집간 딸, 사위, 외손자들까지 벌초에 참여해 많게는 30여명 적게는 20여명의 대 가족이 벌초에 참여한다. 벌초를 마치고는 온가족이 다 함께 파주시 관내에 있는 '파평윤씨 성지'를 탐방하기도 하고 식사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못다 한 가족지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15년 전 우리가 몇 백 년에 이르는 조상님 묘를 개장 납골묘에 안장 할 때, 고향의 나이 드신 친척 어르신들께서 나를 불러 "너 조상님을 두고 너무 앞서 가는 행동 아니냐?"며 탐탁지 않아 하셨다. 그러나 그런 어르신들께서도 우리가족이 '납골묘'를 설치하며 새긴 '와비' 문을 읽어 보시고 머리를 끄덕이시며 타계 하시기 전 우리처럼 납골묘를 조성하셨다. 그때 우리 가족 납골묘 조성때 와비(누워있는비)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