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 지난 7월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야기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이전부터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국정원 2차장이 채동욱 검찰총장을 사찰했다"면서 "(지난 8월 5일) 해임 당한 곽상도 전 수석은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채동욱 사찰 자료'를 넘겼고 8월 한달간 채동욱 검찰총장을 사찰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중희 비서관과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두 사람만 연락을 하면서 이러한 내용이 유지가 됐다"면서 "심지어 이중희 비서관은 김광수 부장에게 '채동욱 총장이 곧 날아간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선일보>가 지난 6일 채동욱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하기 전, 이중희 비서관이 일부 검사들에게 <조선일보> 보도 예정 사실을 알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정원 사건 수사에 참여한 한 검사는 지난 15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 "민정비서관은 일부 검사에게 <조선일보> 보도 예정 사실을 알렸고, 그 무렵 일부 검사에게는 총장이 곧 그만 둘 것이니 동요치 말라는 입장을 전달하였다"는 내용을 글을 올렸다.
민감한 개인정보 출처는?... 짙어지는 청와대 배후설이 같은 글 내용이 사실일 경우 <조선일보>의 '채동욱 총장 혼외 아들 숨겼다' 보도, 이후 총장 사퇴 관철이라는 시나리오를 짜고 총지휘를 맡은 것은 청와대라는 이야기가 된다. 또 <조선일보> 보도에 사용된 민감한 개인정보의 출처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일 것이라는 의혹도 짙어진다.
청와대가 채 총장 등 당사자들의 혈액형을 파악해 사퇴를 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날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지난 8일 저녁 가까운 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 "채총장의 혈액형은 A형, 임씨는 B형, (혼외 아들 의혹을 받고 있는) 임씨의 아들은 AB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것은 채 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는 유력한 근거다. 채 총장 이제 끝났다. 3,4일 안에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경식 민정수석은 같은 날 저녁 채 총장을 만나 임아무개씨의 전화번호를 건네면서 "전화해 보라"고 권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본인이 아니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개인정보를 입수해 활용한 것은 민간인 사찰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의혹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날 오전만 해도 쏟아지는 의혹들에 대해 청와대는 "파악된 게 없다", "그런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청와대가 국정원 댓글 사건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에 상처를 낸 채 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이번 사건을 만들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공직사회를 흔드는 정치공세"라고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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