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투쟁 주도하다 사망한 젊은 노동운동가, 산재 승인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 금보라 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 관련 결정

등록 2013.09.17 15:51수정 2013.09.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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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와 중소영세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싸우다 갑자기 사망했던(관련기사 :  비가 내리는 봄날, 30살 노동운동가가 떠났다) 젊은 여성노동운동가가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4월 5일 사망했던 고 금보라(당시 30살)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에 대해 산재 승인 결정을 내렸다. 노동조합 활동가가 교섭과 집회·농성투쟁 등을 주도해 오다 사망해 산재 승인을 받은 사례다.

17일 일반노조는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로부터 금보라 부지부장에 대한 '요양·보험급여 결정' 통지서를 받았는데,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승인' 통보를 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는 지난 4월 5일 갑자기 사망했던 금보라(당시 30살) 민주노총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에 대해 산업재해 승인 결정했다. 사진은 4월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 모습.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는 지난 4월 5일 갑자기 사망했던 금보라(당시 30살) 민주노총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에 대해 산업재해 승인 결정했다. 사진은 4월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 모습.윤성효

근로복지공단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 9월 6일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가 이날 일반노조에 통보서를 보냈다.

경상대 재학 때 '총학생회 학원자주화추진위원장'과 '17기 범청학련 통일선봉대' 활동을 했던 고인은 대학 졸업 뒤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금보라 부지부장은 2009년 일반노조 사무차장을 거쳐 2012년 2월부터 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을 맡아왔다.

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는 24개 사업장에 조합원 1100여명이 가입해 있었다. 사업장은 창원, 마산, 진해, 함안지역에 있었고, 환경미화·소각장·재활용종합단지·주차단속·도로사업소·정화조·교통약자콜·시립예술단·지방공사 등이다.

고인은 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장을 보좌해 오다, 한 달 전 지부장이 사직하면서 업무를 도맡다시피 했다. 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 상당수 사업장에서는 고인이 사망하기 서너달 전부터 파업과 농성, 집회, 1인시위 등이 벌어졌고, 함안에 있는 한 업체는 아침 일찍 출근선전전들이 벌어졌다.


금보라 부지부장은 투쟁에 참여하거나 교섭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일반노조는 "고인은 토·일요일에도 거의 매일 출근해야 했고, 평일에도 지난 1~3월 사이에는 거의 매일 새벽에 출근해서 밤 늦게까지 근무해야 했다"고 밝혔다.

일반노조는 "24개 사업장을 관리하고 각종 교섭과 투쟁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인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업무과로에 노출되었고, 이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고, 업무량이 이전보다 급격히 증가했다"며 "지난 3~4월 사이 사업장마다 임금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시기에 처리해야 할 업무는 평소보다 훨씬 강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금보라 부지부장은 지난 4월 5일 오전 8시경 창원에 있는 집에서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었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던 것이다. 일반노조는 금 부지부장이 사망하자 '금보라 동지 추도식'을 열기도 했으며, 고인은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 묻혀 있다.

금보라 부지부장이 사망한 뒤, 일반노조는 중부경남지부의 담당 상근자를 3명으로 확대했다. 고인을 아는 대학 후배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추모사업과 부모를 돕기 위한 모임을 꾸리고 있다.

일반노조 이창섭 동부경남지부장은 "노조 간부가 교섭과 파업투쟁 등을 벌이다 사망해 산재로 인정된 사례"라며 "건강을 돌보지 않고 비정규직들의 처우개선 등을 위해 활동했던 고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산재 승인이 나서 그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 #금보라 동지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산업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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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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