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분석실 둘러보는 야당 국조특위지난 7월 31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야당위원들이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 진술녹화실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진선미 민주당 의원,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박영선 민주당 의원, 장병덕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김현, 박남춘, 정청래 민주당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 14~16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하영씨의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증거 분석했던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팀이 분석실에서 자신들의 대화가 녹음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분석 초기 마이크 볼륨을 죽였던 상황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이는 디지털증거분석 전 과정을 녹화한 것 자체가 떳떳함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그동안의 김 전 청장 측 주장과 반대되는 정황이다. 하지만 디지털증거분석팀의 녹음 회피 시도는 기기 조작 미숙으로 수포로 돌아갔고, 2개의 분석실(3실과 4실)에서 나눈 대화 127시간이 음성까지 고스란히 녹화됐다고 검찰측은 밝혔다.
27일 열린 김 전 청장에 대한 5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에서는 서울청 디지털증거분석팀 소속 분석관 10명이 김하영씨의 컴퓨터 2대를 분석하는 상황이 녹화된 CCTV 동영상에 대한 검증을 실시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11시22분 경 분석실 3실에서는 분석관들 사이에 아래와 같은 대화가 오갔다. 이 시기는 오후 7시20분경 분석을 시작한 이후 아직 초기단계인데, 이날 오후 8시경 이번 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된 텍스트파일(.txt)이 복구되고 거기서 나온 아이디 등으로 인터넷 검색을 실시하기 시작하면서 김씨의 행적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때다.
"이것도 우파 글이네요", "이것 다 트위터 같아요" 등 대화를 나누던 중 A 분석관이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A : 마이크를… 우리가 지금 구체적인 이야기 하잖아요. 좌파니, 우파니, 이런 이야기 하는데, 이게(CCTV 동영상) 어디에 제출된다고 하면…"B : "그럴 수도 있지요."A : "볼륨을…"잠시 밖에 나갔다 온 A 분석관이 말을 이었다.
A : "마이크를 죽였거든요."B : "그래요?" 약 10분 뒤, 옆방인 4실에서도 마이크 만져약 10분 후인 11시33분, 옆방인 분석실 4실에서도 동일한 상황이 벌어졌다. 옆방으로 간 A 분석관이 말을 시작했다.
A : "이게 보니까 그 내용이거든요, 좌파를 좀 이렇게 하는… ◯◯야!"C : "예."A : "이거 녹음 안되게…"C : "최대한 낮췄어요."D : "아, 끄는 건 안되는 거예요?"C : "끄는 건 장치제거하고 그래야 되는데, 그냥 녹음기 볼륨을 최대로 낮췄어요."이런 상황에 대해 검찰은 "(서울청이) 국정원 측의 말을 믿고 미리 자료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여 공개적으로 녹음했지만, 뜻밖에 증거들이 나오자 급하게 녹음되는 것을 막으려는 정황"이라며 "다만 당시 기계조작 미숙으로 인해 녹음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다 녹음이 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내용만 보더라도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개적으로 녹음, 녹화까지 했으므로 떳떳하다는 (김 전 청장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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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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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증거분석팀, CCTV 음성 녹음 회피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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