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환 본부장
유정환
괴력을 소유한 사람은 김지운 PD뿐만이 아니었다. '보고 싶다 강치야! 사랑본부' 유정환 본부장 또한 괴력의 소유자였다. 2박 3일간의 울릉도, 독도 여행과 관련된 모든 것이 그의 어깨에 얹혀 져 있었으니, 괴력을 발휘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는 어딘가로 이동을 할 때마다 인원파악을 했고 일정을 설명했다. 인원이 100명이 넘었으니 그의 머릿속은 늘 숫자로 가득했을 것이다. 빡빡한 일정을 챙기는 것도, 변화무쌍한 울릉도 날씨를 체크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덕분에 그의 휴대폰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우리가 관광을 하고 있는 사이에도 그는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분주하게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루 일정을 모두 끝낸 후, 술꾼들과 술을 마셔주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접대 차원이었는지, 정말로 술을 좋아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눈엔 그 모습 또한 '괴력'으로 비쳐졌다.
밤 10시가 넘어, 술 약한 내가 눈이 반쯤 감긴 채로 숙소로 향할 때까지 그는 사람들 틈에 끼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다음 날 아침, 그 누구보다 더 팔팔 하다는 것이다. 아직 잠이 덜 깬 게슴츠레한 눈으로 식당에 가면 유정환 본부장은 잠기운이 말끔하게 가신 시원한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아~나 어떡해요, 휴대폰을 두고 온 것 같아요."김지운 PD가 발을 동동 굴렀다. 참으로 난감한 순간이었다. 여행 마지막 날, 육지로 떠나는 배가 출발하기 불과 30여분 전이었다. 휴대폰을 숙소인 00리조트 로비에 두고 왔으니 찾아 달라는 소리였다.
"걱정 마세요. 제가 찾아 줄게요.""쫌 있으면 배가 출발 할 것 같은데...될까요?""그럼요. 안 되는 게 어딨어요. 저만 믿고 커피나 한 잔 마시고 계세요."참으로 믿음직한 멘트였다. 이 말을 듣고는, 그제야 안심이 됐는지 김지운 PD는 당황스런 표정을 거둔 뒤, 본래의 환한 표정으로 되돌아갔다.
사실 "휴대폰을 잃어 버렸다"는 소리를 들으며, 행여 유 본부장이 짜증이라도 내면 어쩌나 하고 내심 걱정 하던 참이었다. 3일간의 여행으로 피곤은 몸 구석구석에 쌓여 있을게 분명했고, 선착장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일행들 인원을 파악하느라 유 본부장 눈이 바쁘게 돌아가던 중이었다.
유정환 본부장의 맹활약 덕에 휴대폰은 배가 떠나기 약 3분 전에 김지운 PD 손에 쥐어졌다. 이 모습을 숨 죽여 지켜 본 후, 난 유정환 본부장에게 '긍정의 매니저'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이런 일 외에도 그가 한 일은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내 눈에 띈 그의 일이 이정도일 뿐이다. 내 눈이 미처 찾지 못한 그의 일은 내 상상을 초월할 지도 모른다. 배 멀미도, 여행 이 주는 노곤함도 미처 느낄 틈이 없을 정도로 분주했을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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