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도를 이용해 새로 편집한 광양만 지도. 묘도는 순천왜성에 갇혀있는 왜수군의 퇴로를 막은 요충지였다. 광양제철쪽은 진린 도독이 지휘하는 명나라 수군이, 여수수국가산업단지쪽은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수군이 퇴로를 막았다. 조명 연합수군이 임진, 정유의 7년 왜란을 끝낸 노량해전의 마지막 출전지가 묘도다.
오문수
전남 여수시와 광양시를 구분하는 경계는 광양만이다. 광양만 한 가운데에는 고양이를 닮은 섬, 묘도(猫島, 고양이 섬)가 있다. 묘도는 총면적 9.54㎢의 작은 섬으로 묘읍, 온동, 창촌, 광양포, 도독의 5개 마을이 있다. 이 곳에 처음 사람이 들어온 것은 기원전으로 추정되나 완전하게 마을을 형성한 것은 약 500~600년 전으로 보인다.
묘도를 소개하는 <묘도동 마을 유래>지에 의하면 묘도 인근에는 서치도, 일명 쥐섬이 있었다. 또 근처에는 우순도라는 섬이 있는데 원래는 '누른밥 섬'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서치도에서 묘도를 바라보면 마치 고양이가 쥐를 먹기 위하여 입을 벌리고 있는 것 같은 형국이다. 옛부터 전해 오는 전설에 따르면 쥐의 몸(서치도)보다 열 배나 더 큰 누룽지를 가진 섬이 고양이 입(묘도) 앞에 있다고 해 '우순도'라 했다. 묘도는 고양이가 쥐와 누룽지를 놓고 어느 것부터 먹을까 하는 형상이어서 큰 인물은 나지 않더라도 의식주만은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헌데 인터넷에서 광양만을 검색하면 묘도 앞에 서치도만 나오고 우순도는 이순신대교 바로 아래에 있는 걸로 나온다. 때문에 우순도와 서치도, 묘도의 위치가 불명확해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는 괴리가 있다. 전설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묘도 출신 향토사학자 심재수씨를 만났다.
"옛날 지도에는 정확히 나와 있었는데 지도가 개편이 되면서 섬 명칭이 잘못되었어요. 우순도는 소가 누워 있는 형국이라서 우순도라고 불렀고 바로 인근에 조그만 쥐섬이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우순도와 쥐섬이 매립이 되어 여수국가산업단지로 편입돼 없어졌어요. 일명 쥐섬이라고 부르는 서치도는 쥐섬이 아니라 황도(누룽지섬)이고 매립된 쥐섬보다 열배 정도 컸으니까 제 설명이 맞아요."우연의 일치일까? 묘도에는 특이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구전에 의하면 이 섬에서 누가 살든 의식주만은 걱정 없이 살 수 있지만 이상하게도 서(鼠, 쥐)씨 성을 가진 사람은 살 수 없다고 하며 실제로 서씨 성은 한 세대도 살지 않고 있다. 이 마을로 시집온 서씨 아낙네는 살아가지만 서씨 성을 가진 남자는 패가망신해 다른 곳으로 이주하거나 아니면 시름시름 아파서 죽거나 아니면 갑자기 사망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