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왼쪽 두번째),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최근 전교조 탄압에 대해 자신들의 심경을 밝히고 있다.
윤근혁
"헌법으로 보장된 노조 결성의 자유는 정권이 부여한 게 아니다. ILO(세계노동기구) 규약에도 있는 해고자의 조합원 가입 자유를 문제 삼아 헌법과 법도 아닌 시행령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이야말로 규범 쿠데타다."
12일 오후 4시 30분,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오는 23일까지 시한을 못 박은 고용노동부의 '전교조에 대한 설립 취소 최후통첩'을 쿠데타에 견줬다. 법을 무시하고 총칼로 밀어붙이는 정변이랑 비슷한 모습이란 얘기다.
김상곤 "교원노조 설립 취소? 시대 뒤떨어진 행동"이날 전교조가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연 2013 학교혁신 한마당 본마당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교사와 학생, 학부모 3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 교육감을 비롯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전교조 탄압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모여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 표명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승환 교육감은 "설립 취소에 대해 (전교조가) ILO에 바로 제소하는 등 국제사회와 연대해야 한다"면서 "느낌 아니까 영문번역은 제가 도와 드리겠다"고 한 코미디 프로그램의 유행어 식으로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정부의 행동을 보면 사마귀가 시대의 추세인 수레바퀴를 막겠다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말이 떠오른다"고도 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최근의 전교조 탄압에 대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전교조를 싫어하는 대통령의 의중이 표현된 것"이라면서 "전교조가 종북세력이라면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이 졸업한 서강대에 와서 이런 학교혁신 행사를 열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연인원 1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서강대 다산관 일대에서 13개의 주제별 전시회와 함께 ▲학생인권과 학생자치 ▲평화로운 교실 만들기 ▲학부모 참여 등 5개의 주제로 나눠 펼쳐졌다.
김상곤 교육감도 "아무리 전교조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이 두렵더라도 24년 된 교원노조를 설립 취소하겠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행동이며 상위법에도 위배되는 일"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 선생님들은 지금의 안타까운 상황을 현명하게 헤쳐 나가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장휘국 교육감도 본마당 인사말에서 "지금 전교조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다"면서 "교단에서 참교육을 더욱 힘 있게 실천해 학부모가 함께할 때 전교조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