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영국 런던에 온 강동균 제주 강정마을 회장이 '기마병 박물관' 앞에서 '해군기지 반대' 홍보를 하고 있다.
이주빈
제주도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이 15일 영국 런던에 왔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국제인권대회에 참석하고 영국으로 건너와 리버풀과 리즈에서 강연을 하고 오는 길이라 했다. 런던에서도 강연을 할 거라 했다. 물론 주제는 7년 동안 싸우고 있는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다.
말이 쉬워 7년이지 그동안 강정마을에선 700명의 주민과 활동가가 연행됐다. 연행된 사건 중 400건이 사법처리를 받았다. 그동안 25명이 구속됐고 현재도 5명이 구속된 상태다. 지금까지 낸 벌금만 1억5천만 원이 넘고, 앞으로 낼 벌금도 약 3억 원에 이른다.
토지보상 등 보상절차를 포함한 제주해군기지 공사 진척률은 약 50%(보상 제외한 실제 공사율은 35%). 몇몇 사람들은 '이미 끝나버린 싸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도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 성직자들은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해군기지 결사반대'를 외치다 경찰에 의해 들려나오고 있다. 끝나지 않은 싸움인 것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한국의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은 '갈등과제 48개 추진 현황'이라는 문건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를 '갈등 해소'로 분류했다.
강 회장은 "한국 정부 입장에서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투쟁이 없던 일로 잊히면 최고로 좋은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다 끝난 일처럼 쉬쉬 하고 넘어가면 그 다음으로 좋은 일일 것"이라며 쓰게 웃었다.
하지만 그는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지금 이 순간도 진행형이고, 최악의 경우 해군기지가 건설된다 하더라도 끝나지 않을 싸움"이라고 말했다. "7년이 아니라 앞으로 70년을 더 싸울 수도 있다"고 했다. "평화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평화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사람이 사이좋게 서로 손잡고 살아가는 것이죠. 또 사람이 사람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자연환경과 함께 사이좋게 살아가는 것이죠. 평화는 평화가 지키는 것이지 무력이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힘으로 지켜지는 평화는 더 큰 무력이 등장하면 무너지고 맙니다." 오후 6시(현지 시각), 런던에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런던대학교의 한 강의실에 한 명 두 명 사람들이 모여든다. 약 25명이 모였는데 유학생 두 명과 영국에서 결혼한 주부 두 명 등 한국인은 모두 4명이었다. 일본인 한 명을 빼곤 모두 영국인이었다. 영국인들이 동양의 작은 나라인 한국, 그곳의 작은 섬마을 회장의 이야기를 들으러 온 까닭은 무엇일까.
19년 동안 싸워 미군기지 자리에 생태 공원 만든 영국 주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