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국가정보원,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논란이 연일 확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침묵'을 계속 지키고 있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황교안 법무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24일 모두 '무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야당은 이날(24일) 침묵의 이유로 "청와대의 그릇된 상황인식"을 지적하며 박 대통령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영근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어제(23일) 출입기자들에게 밝힌 국정원과 군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수석의 입을 통해서 확인된 대통령의 정국인식이 대다수 국민과 야권의 인식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의 복심인 이 수석은 현재의 정국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는 그대로 국정원과 검찰, 국방부 등 행정부와 사정기관, 집권여당의 행동지침이 된다, 지금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은 이와 같은 그릇된 상황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아울러, "이 수석은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가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맞는 말이지만 지금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수사과정은 전혀 그러하지 못하다, 수사를 맡은 검사가 외압이 있었다고 말하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나온 수사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국민 여론 '대선무효'로 이어지는 것 당연" 김재연 통합진보당 대변인 역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비공개 브리핑에서 보여준 '대수롭지 않은'이라는 태도를 통해 박 대통령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국정원 직원들이 수만 건의 트위터 글로 박근혜 후보의 선거운동에 복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국방부까지 군인과 군무원을 동원해 선거운동에 가담했으며 여기에 새누리당 캠프의 SNS미디어본부장과의 연계성까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데도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박 대통령의 무시 전략은 변함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관권선거,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대선무효' 목소리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청와대는) 부정선거의 수혜자, 현 정권의 최고수장인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의 복심, 이정현 홍보수석의 발언은 현 정국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한심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부정선거의 정황이 드러난 마당에 트위터를 하는 모든 공무원들에게 손가락질하며 누구든 조직적으로 부정선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게 권력의 최고 수뇌부가 할 소리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정국 인식으로는 위기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며 "자승자박 정국을 풀 열쇠는 결국 박 대통령밖에 없다, 청와대만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고 부정선거의 진실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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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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