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2월 22일 오후 서울교육대 종합문화관에서 열린 초등학교 신임 스포츠 강사 발대식에 참가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일선 초등학교에 배치될 스포츠 강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시절의 바람직한 운동 습관 형성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과제다. 주지과목 중심의 교육 문화, 컴퓨터 문화의 확산, 서구화된 식습관 등은 학생들의 체력저하와 비만 등의 신체적인 문제를 야기하며 학교 폭력과 왕따 등의 사회·정서적 문제로 분출되고 있다.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적 순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체육활동이 요구된다. 특히, 학생 상호 관계의 유대,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페어 플레이 정신과 스포츠맨십을 체득할 수 있는 체육활동이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학교체육 활성화의 중요성 인식'과 '체육교육 강화의 필요성'이 사회적 공감과 교육적 필요성으로 깊이 인식되며,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요구와 함께 2008년 9월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 제도가 시행됐다. 초등 스포츠 강사의 역할에 관해 체육과학연구원, 한국교원단체총연합,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교장과 교사와 더불어 학부모, 학생들에게까지 90% 이상의 높은 만족감과 호응도로 나타났다.
2008년 828명으로 시작된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는 매년 채용이 확대돼 현재는 3797명 규모에 이르렀다. 스포츠 강사들은 전국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와 함께 정규 체육수업 지도와 더불어 학교 스포츠 클럽, 방과후 체육 활동 지도, PAPS업무(학생건강체력평가제) 지원 등 초등학교의 체육 활동을 지원한다. 글을 쓰는 나도 전남 영광의 한 초등학교에서 스포츠 강사로 일하고 있다.
10개월짜리 계약직, 초등 스포츠 강사를 아십니까하지만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들의 직무 환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열악하다. 학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중 유일하게 '초등 스포츠 강사'만이 1년 계약도 아닌,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계약을 체결한다. 이로 인해 겨울 두 달은 실업수당을 받고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4인가족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130여만 원의 낮은 임금으로, 교통비를 제외하면 실제 100만 원도 손에 들어오지 못한다. 이마저도 6년 동안 한푼도 오르지 않았다. 또 기간제 대상에 포함되어 학교 비정규직 무기직 전환대상자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국민체육진흥법상 '운동부 지도자'의 경우 무기계약 전환 대상자에서 제외되는데,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도 여기에 속한다. 때문에 스포츠 강사들은 매년 겨울이 되면 내년에 재계약이 될 것인지 하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농산어촌 시·군 지역 스포츠 강사들의 근무 여건은 훨씬 더 열악하다. 스포츠 강사들은 주당 21시간 수업 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2개 학교를 순회한다. 하지만 순회수당은 한 푼 받지 못한다. 30분 거리에 있는 순회학교로 이동하기 위해 편하게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또 수업시간을 지키기 위해 위험천만한 곡예운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맞춤형 복지 포인트는 기간제 근로자에게도 해당된다"고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지난 10월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에게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법 위반"이라며 시정을 지시했지만 개선 움직임은 없다.
먼지 나게 운동장 뛰었는데... 해고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