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있는 보리밭 쉼터. 늦가을 보성 활성산성 편백숲 보부상길에서 만나는 파릇함이다.
이돈삼
오래 전, 보부상이 오가던 길을 따라간다. 봇짐이나 등짐을 짊어지고 행상을 다니던 길이다. 바닷가에서 내륙으로 해산물을 팔러 갔다. 내륙에선 공산품을 가져와 팔았다. 길도 예쁘다. 편백숲과 산성, 마을길과 숲길의 연속이다.
전남 보성에 있는 활성산성 편백숲 보부상길에 섰다. 지난 20일이다. 보부상길은 옛날 보부상들이 오가던 편백숲길과 활성산성의 성곽길을 연결했다. 한국차박물관에서 시작된다. 차박물관은 차 문화 연구와 보급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아무 때라도 녹차를 음미할 수 있다.
길은 차박물관에서 턱골고개로 간다. 보성읍 봉산리와 쾌상리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숨이 턱까지 찬다고 해서 턱골고개다. 버튼을 누르면 판소리가 나오는 보성소리 체험시설이 보인다. 태양열을 이용하고 있다. 서편제 보성소리의 고장답다.
판소리 한 소절을 들으며 보성읍장이나 웅치 곰재장으로 가는 옛 보부상들을 떠올려본다. 무거운 봇짐을 메고 가파른 고개에 올라 서 땀을 훔치며 가쁜 숨을 내쉬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