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기원하며 서울 대한문 앞에서 225일 동안 '길거리 미사'를 집전했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장동훈 신부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희훈
정리해고자 2646명, 점거파업 77일, 송전탑 고공 농성 171일, 단식 41일, 해고자·가족 24명의 죽음.
2009년 시작돼 4년 넘게 진행 중인 쌍용자동차 사태의 기록들이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아래 사제단)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죽음은 엄연한 타살"이라며 지난 4월 8일부터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미사(아래 미사)'를 시작했다. 통행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서울 중구청이 대한문 천막농성장을 기습 철거한 지 4일만의 일이었다.
당시 사제단 노동위원장으로서 미사를 처음 제안했던 장동훈 신부(인천교구)는 2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시 상황이 너무나 절망적이고 속수무책이었다, 우리라도 나서지 않으면 이 사람들(쌍용차 해고노동자)이 또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실 저희가 이 해고자들을 회사에 복직시키겠다는 명백한 목표나,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거나 하는 거창한 뭔가를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우리라도 없으면 또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 같아서. 이미 주변의 동료들을 너무나 많이 떠나보낸 사람들이라 자살, 절망, 이런 게 너무 쉽잖아요."당시는 이미 정리해고자·해고자 가족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와 뇌출혈, 자살 등으로 22명이 숨진 상황. 미사를 시작하기 전인 3월말에도 조합원 한 명이 김포에서 투신자살 했다. 분향소가 있던 천막농성장이 철거된 직후 대한문을 찾은 장 신부는, 엉망진창인 현장을 보며 "무기력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