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를 일주일여 앞두고 서울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우체부와 택배직원들이 가득 쌓인 우편물들을 분류·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연구소 조사에 참여한 집배원 대부분은 매일 계속되는 격무로 온 몸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특히 허리 통증이나 어깨 결림 같은 근골격계 증상이 심각했다. 조사 대상자의 74.6%는 어깨·허리·무릎 등에 통증이 있다고 털어놨다. 자동차 제조나 운수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보다도 근골격계 증상이 심했다.
이들은 주로 우편물을 잔뜩 싣고 오토바이 운전을 하다 보니 어깨 근육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절 때는 과일상자처럼 무게가 나가는 소포를 배달하는데다가 우편물량 자체가 늘어나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온다는 증언이 많았다. 배달하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도 많아 무릎 역시 성치 않았다. 배달에 앞서 우편물 분류 작업은 목에 무리를 줬다.
[사례①] "주로 편지를 구분함에 넣을 때 고개를 계속 움직이니까 목이 뻐근할 때가 많아요. 편지를 우편함에 넣을 때 한 쪽 팔만 움직이니까 어깨도 아파요. 허리는 떨리는 오토바이를 오래 타다 보니 아프고, 다리는 많이 걷다보니 겹질릴 때가 많아요. 계단을 많이 오르내리다 보니 무릎도 아파요."
[사례②] "집배원들은 무릎이랑 팔목이 아파요. 우편물을 들고 다니니까. 주택가 배달을 맡는 사람들은 빌라 배달이 60~70%인데, 계단을 오르내리려면 힘들어요."
[사례③] "양쪽 다리 연골이 달아서 내시경으로 정리했어요. 왼쪽 무릎은 특별기 때 저녁을 먹고 식당에서 내려오는데 갑자기 주저앉았어요. 오른쪽 다리는 겸배(다른 집배원 물량을 대신 배달)를 3주 정도 연속 하면서 아프게 됐어요."
사고를 겪은 집배원들도 있었다. 10명 중 5명은 우편물을 배달하다가 교통사고를 겪었다고 답했다. 특히 "지난해 겨울에 빙판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업무를 하다가 넘어졌다"는 등의 증언이 이어졌다.
아파도 쉬지 못하는 집배원... "특별기 때는 5시간 자고 일해"집배원들은 일하는 시간이 길거나 물량이 많을 때 유독 아프거나 사고가 일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집배원은 "물량에 따라 사고가 많이 난다"며 "등기가 많고 소포가 많으면 마음이 급해져 사고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의 노동시간은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일반노동자보다 연평균 1100~1200시간을 더 일한다. 매달 청구서가 몰리는 '폭주기'와 명절·선거기간인 '특별기'에는 법정 주당 근무시간인 60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