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의원, 환경미화원들 '쓰레기'로 보이나"

국회 청소노동자 '계약해지' 통보 후폭풍... "국회 당장 직접고용 해야"

등록 2013.12.03 15:22수정 2013.12.0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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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환경미화원제도개선공동대책위 "국회 노동자 직접고용하라"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과 '전국 환경미화원 제도개선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직 국회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막말을 한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을 규탄하며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환경미화원제도개선공동대책위 "국회 노동자 직접고용하라"이정미 정의당 대변인과 '전국 환경미화원 제도개선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직 국회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막말을 한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을 규탄하며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유성호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행사를 부정하는 김태흠은 국회의원직 사퇴하라!"

3년 전 약속받았던 '직접 고용' 대신 '계약해지' 통보를 받게 된 것에 대한 청소노동자들의 '성난 목소리'다(관련 기사 : 국회 청소노동자들 "연말 계약해지 통보받았다"). 3일 '전국 환경미화원 제도개선 공동대책위(이하 대책위)'와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 서서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을 규탄하고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사람들 무기계약직되면 노동 3권 보장돼요. 툭 하면 파업할 텐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냐"면서 국회 사무처의 청소용역노동자 직접고용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이는 당장, 야당 등으로부터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김 의원만 아니라 새누리당 소속 다른 의원들도 직접고용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서면서 '직접고용' 방침은 휴지조각이 됐다. 국회 청소노동자들은 용역회사로부터 오는 31일자로 근로계약 해지통보를 받은 상태다.

이에 대책위는 이날 "망언을 일삼고 헌법을 부정하려는 국회의원의 방해를 물리치고 반드시 국회에 직접 고용돼 대한민국 간접고용 노동자의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엇보다 대책위는 "(툭 하면 파업할 것이란) 모욕을 당한 이들은 국회의원들이 번쩍이는 구두발로 밟고 지나간 계단을 하루종일 허리 굽혀 닦고 또 닦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우리도 대한민국에 세금 꼬박꼬박 내며 살아가는 국민이다,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살아가지만 우리도 헌법이 있는 대한민국에 사는 인간"이라고 항변했다.

이들은 또 "비정규직법에 2년 이상 일하면 무기계약직이 된다고 명시돼 있고 새누리당·정부가 그동안 공공부문 비정규직 보호대책이란 것을 거듭 선전하면서 무기계약직이 돼야 한다고 했던 대상이 바로 우리들"이라며 "국회는 즉시 간접고용된 환경미화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흠 같은 의원, 국회에 없어야 도움 된다"

"두 손 모아 부탁드립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이학영, 홍익표, 한정애, 은수미, 우원식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진석 국회사무총장 집무실을 찾아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정 사무총장에게 직접고용 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두 손 모아 부탁드립니다"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이학영, 홍익표, 한정애, 은수미, 우원식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진석 국회사무총장 집무실을 찾아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정 사무총장에게 직접고용 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유성호

대책위는 사실상 '직접고용'을 무산시킨 계기를 만든 김 의원을 향해서는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관련기사 : '툭 하면 파업' 논란 김태흠 "사과 없이 회의 없다" )


이들은 "김 의원은 '무기계약직 시켜주면 툭하면 파업한다'고 망발을 하고 이제는 진의가 다른 것이었다고 호도하고 있다"면서 "김 의원 눈에는 정말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로 보이는가, 미화원들은 눈도 없고 귀도 없고 생각도 없고 하찮은 존재들로 보이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불온시하고, 기본권 행사를 우려해서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두어야 한다는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자질이 없다"면서 "김 의원 같은 의원이 국회에 없는 것이 국민 기본권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도 나섰다.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은수미·이학영·한정애·홍익표 의원은 이날 오후 강창희 국회의장을 찾아,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 의원에 따르면, 강 의장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 당시) 약속했던 것이라면 이행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고용' 요청서를 받은 정진석 국회사무총장도 "국회 사무처로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사회적 합의인 만큼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다만, "국회 내 합의가 있으면 좋겠다, 제가 알기론 운영위 소위에서도 여야 의견 엇갈리는 것으로 안다"고 당부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잘못 알고 계시는 것이다, 김태흠 의원도 더 이상 (직접고용에) 뭐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소노동자 #김태흠 #국회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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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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