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교학사가 10일 내놓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자체수정 대조표. 하지만 이들은 색인을 수십 개 고쳐놓고도 수정 항목을 1건으로 처리해 축소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윤근혁
[기사 보강 : 10일 오후 7시 10분]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뒤에도 오류 등이 발견돼 수정한 분량이 교육부 발표와 달리 모두 1031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교학사 다음으로 수정사항이 많은 리베르스쿨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뒤 수정한 분량 209건보다 5배 가량 많은 수치다. 특히 수정작업 이후에도 여전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오류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부실 교과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발표는 636건... 하지만 따져보면 1031건10일 교육부가 내놓은 '<한국사> 교과서 수정·보완표'를 보면, 교육부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지난 8월 30일 검정 뒤 261건(공통권고 10건 포함)을 수정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교학사 교과서는 이 권고 내용을 비롯해, 새로 375건을 스스로 수정해 모두 636건에 걸쳐 내용 바로잡기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교육부가 내놓은 수정·보완표를 분석한 결과, 교학사 교과서가 검정 뒤에 수정한 내용은 모두 1031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와 교학사는 자체 수정 항목이 375건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수정한 항목을 합산한 결과 719개였다. 또한 공통권고 항목 10건에 따라 교학사가 수정한 교과서 항목은 61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수치가 늘어난 까닭은 교육부와 교학사가 표절 의혹과 '인터넷 퍼오기' 지적을 받은 '사진 및 인용자료 출처'란 색인 항목을 줄줄이 고쳐놓고도 이를 수정 건수에 축소 반영한 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교학사 교과서의 전체 분량이 400쪽인 점에 비춰보면, 검정 과정을 거친 뒤에도 페이지마다 2.6건의 내용을 추가 손질한 셈이다. 결국 '부실 검정에 따른 누더기 교과서'란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정 과정에서 고친 479건까지 합하면 교학사 교과서는 모두 1510건이 수정된 것이다. 한 페이지당 3.8건의 내용이 수정된 셈이다.
반면, 검정 과정에서 302건이 수정되어 교학사 교과서에 이어 수정 건수 2등을 차지한 리베르스쿨 교과서의 경우, 검정 뒤 수정한 항목은 209건(수정권고 112건, 자체 수정 97건)이었다. 교학사 교과서가 5배 가량 더 '칼질'을 당한 셈이다.
다른 6종의 <한국사> 교과서들은 교학사 교과서와 같이 대량으로 '사진 및 인용 자료 출처' 부분을 손질하거나, 수정 항목을 하나의 항목인 것처럼 묶어서 표현한 부분은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교학사의 수정 건수를 축소해서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수정·보완표를 조정한 것은 없다"면서 "이 수정·보완표는 교학사가 만들어 교육부에 보고한 것을 그대로 발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교학사 관계자는 "이렇게 대량으로 수정을 하면서 교과서를 만들어 내기는 처음"이라면서 "다 알려진 내용이지만 <한국사>의 오류 때문에 우리 출판사도 이미지 타격이 무척 크다"고 말했다.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제작 논란을 겪은 이 출판사는 올해 초중고 검정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예년에 견줘 100만 부 가량 채택 분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교학사도 "이런 대량 수정은 처음"한편 교학사 교과서는 교육부의 권고가 아닌 자체 수정의 방식으로 논란이 된 내용을 손질했다. 190쪽에서 명성황후 살해범의 글을 뺐고, 안중근 홀대 지적에 따라 207쪽에는 안중근 사진과 설명 글을 새로 넣었다. 책 끝부분의 색인 항목에도 '안중근'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