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족암 겨울바다 정경
이상옥
나는 요즘 그동안 방치되었던 시골집을 리모델링하고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당에 옮겨 심은 나무들이 새 잎을 틔우고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싶고, 또 마당에서 상록패랭이와 꽃잔디와 채송화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해변의 넓은 암반에 찍혀 있는 백악기 공룡의 발자국과 병풍처럼 바다를 둘러싼 기암절벽, 그 위를 바닷물만큼 푸른 빛깔로 청청한 해송이 드리워진 상족암군립공원은 봄이 아니어도 좋았다.
바닷가 작은 물웅덩이가 공룡발자국화석, 1982년 발견 공룡발자국화석지로 상족암이 널리 알려진 것은 바닷가에 작은 물웅덩이 250여 개가 연이어 있는 것이 바로 공룡발자국이라는 사실이 1982년에 확인되었고, 이것이 1999년 천연기념물 제411호로 지정되면서부터다. 상족암 일대는 1억5000만 년 전에는 호숫가 늪지대였는데, 이곳에 공룡들이 집단으로 서식하여 발자국이 남겼고, 그 위에 퇴적층이 쌓이면서 암석으로 굳어졌던 것이다. 그 뒤 지형변화로 지층이 융기하고 퇴적층이 파도에 씻겨 공룡 발자국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상족암 바닷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바, 그 경관이 정말 천하제일이다. 이 지역은 지형적으로 해식애(海蝕崖)라고 하는데, 파도에 깎인 해안지형이 육지 쪽으로 들어가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해식애 앞에 있는 암반층을 파식대라고 한다. 이 파식대에 공룡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것이다. 해식애 암벽은 수성암(水成岩)을 이루고 있는데, 그 모습이 밥상다리 모양이라 하여 상족(床足)이라고도 하고, 여러 개의 다리 모양이라 하여 쌍족(雙足)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