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한 고려대 학생이 던진 물음에 조용했던 대학가가 술렁입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종북몰이' 광풍에도 조용하던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하나둘씩 '안녕하지 못하다'고 응답합니다. 더 이상 '안녕한 척' 하지 않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물결처럼 번지는 대자보 속 고민과 아픈 마음, <오마이뉴스>가 전합니다. [편집자말] |
시험공부는 그렇다치고, 계속 정대 후문의 대자보가 마음 속에 간질거려서 도저히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다.
부모님의 보호 아래 생활하던 학창 시절, 몸과 마음이 모두 안녕하여 정치와 사회에 눈을 크게 돌려 관심을 쏟던 날들이 있었다. 정부의 어리석음과 이기로움에 치를 떨며, 나 조그만 하나라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품에서 벗어나 세상에 온몸으로 부딪히며 전진하던 나는 더 이상 안녕하지 못하여,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 한 몸 간수하기 어려운데 어찌 세상을 논할 수가 있었겠는가. 나의 어린 꿈은 그 무게감을 견디지 못해 가슴 아래로 침잠하여 웅크리고만 있었다.
찬내 나는 이 겨울, 웅크림에서 벗어나 크게 일어서고 싶다. 그래서 외친다. 나는 지금 안녕하지 못하다! 그러나 고개 높이 들어 다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개인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사회 앞에 보란듯이 일어나 나를 안녕하지 못 하게 만드는 세상에 떳떳히 고하고 싶다.
안녕하지 못하게 만드는 너희들은 참으로 안녕하신가!
14일 낮. 시간 나는 대로 바로 행진에 참여합니다. 작은 몸짓 하나, 삼각산을 일으킬지 못할지언정 바람 한 줌이라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함께 합니다.
여러분 모두를 응원합니다.
- 연세. 의학 11. 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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