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철도 파업은 합법...국토부 장관 해임해야"

원탁회의 '철도노조 파업 지지'... "정부 대화 없으면 19일 대규모 시국대회"

등록 2013.12.16 12:44수정 2013.12.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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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수서발 KTX 분할 반대, 철도민영화 저지 각계 원탁회의가 기자회견 전 묵념을 가지고 있다.
16일 수서발 KTX 분할 반대, 철도민영화 저지 각계 원탁회의가 기자회견 전 묵념을 가지고 있다. 김동환

철도공사의 무리한 파업 대체인력 투입으로 80대 철도 이용객이 사망한 가운데 12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과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각계각층 원탁회의가 정부에 사회적 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철도민영화와 철도 외자개방을 반대하는 각계 원탁회의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민영화 수순 중 하나인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즉각 철회하고 면허 발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8000여 철도노동자들과 노조 간부들에 대한 직위해제, 고소·고발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철도노조의 파업은 공공철도를 지키고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한 정당한 파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선거 1년이 되는 19일 대규모 시국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면서 "철도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김동연 국무조정실장과 국토교통부 장관을 해임하라"고 밝혔다.

같은 시간, 박근혜 대통령은 "철도민영화를 안 하는데 (철도노조가) 불법파업을 하고 있다"면서 "명분 없는 집단행동을 하는 건 잘못된 일이고 국가경제의 불씨를 꺼트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리한 대체인력 투입...업무상 과실치사"

원탁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15일 저녁 정부과천청사 역에서 사고로 사망한 80대 시민을 위한 묵념을 가졌다. 사고는 이 시민이 내리면서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발이 끼었으나 이를 확인하지 못한 열차 차장이 출발신호를 보내면서 벌어졌다. 열차 차장은 한국교통대에 다니는 19세 재학생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고가 '예고된 인재'라고 강조했다. 박석운 KTX 민영화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는 "철도노조는 공사측의 불법적인 대체고용 때문에 안전사고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해왔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가 100시간짜리 기본적인 안전 교육도 하지 않고 대학 1학년 학생을 투입해서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도 수색역에서 대체인력 실수로 열차가 탈선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철도 파업이 명백한 합법 파업이라고 주장했다. 철도노조가 파업 전 노사와 충분히 협의기간을 가졌기 때문에 예측할 수 있는 파업이었고, 필수유지업무 유지를 위해 60% 가까운 노조원들이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불법파업이라고 말하고 철도공사는 업무방해죄로 철도조합원들을 고소하고 있는데 명백한 무고죄"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자격 요건 자체가 안 되는 교통대 학생을 대체 인력으로 운용한 사고의 경우 (사측이) 업무상 과실 치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원탁회의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선공약대로 "국민적 합의 없는 민영화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철도노조와 공사를 포함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철도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공직자들에 대한 처벌도 촉구했다. 이어 "정부가 계속 철도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민영화를 강행한다면 대통령 선거 1주년인 19일 대규모 시국대회를 개최하고 철도노동자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선 1주년인 19일 대규모 시국대회 열 것"

기자회견에 참석한 야당 정치인들 역시 정부가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무고한 생명이 정부 정책에 의해서 희생됐다"면서 "민영화에 반대하는 70% 국민들이 철도파업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는 만큼 정부는 강경탄압을 거두고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가 지역구인 오병윤 진보당 원내대표는 "오늘도 광주에서 올라오는 KTX를 타는데 이게 정비는 제대로 돼서 오는 기차인건지 불안함이 엄습해왔다"면서 입을 열었다. 그는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일부 철도공사 임원들마저도 정부 정책이 맞지 않다고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냈었다"면서 "당장 자회사 설립 결정 취소하고 철도면허 발급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정부가 KTX자회사 설립과 철도 파업을 둘러싼 문제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회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정부 조달협정 비준과 대통령 재가 과정에서 확인됐듯 정부가 국회 표결을 거쳐야 하는 모든 것을 시행령으로 위임한 채 강행하고 있다"면서 "철도 면허권 발부 역시 철도사업법 개정 없이 불가능한 사항인데 일방적인 유권해석을 통해 진행 중이다"라고 비판했다.

#철도민영화 #철도노조 #철도파업 #서승환 #원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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