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꿔갖고 가면 좋아요, 안 좋소 편하고..."

고흥 재래시장의 이색 먹거리, 숯불에 구운 반 건조 오징어와 생선

등록 2013.12.19 11:52수정 2013.12.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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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으로 생선에 참기름을 발라가며 정성스레 굽는다.
붓으로 생선에 참기름을 발라가며 정성스레 굽는다. 조찬현

고흥 5일장이다. 4일과 9일이 장날이다. 고흥장은 1915년 3월 옥하리에서 개설 되었으나 1945년 광복을 전후하여 현재의 이곳(남계리 628-8)으로 옮겨왔다. 지금은 새로운 장옥 공사로 인해 천변 임시장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지난 14일 점심 무렵이다. 장꾼들은 별로 없고 휑한 천변 따라 찬바람만 불어온다. 장터 풍경은 우리나라 재래시장의 모습과 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수산물이 풍부한 지역의 특성  때문인지 수산물을 파는 가게가 유독 많아 보인다.

8년 전부터 참숯에 생선을 구워 판매

 고흥 5일장에 가면 반 건조 오징어와 생선을 숯불에 구워서 판매한다.
고흥 5일장에 가면 반 건조 오징어와 생선을 숯불에 구워서 판매한다. 조찬현

고흥 5일장에는 활어와 선어를 파는 타 지역의 생선가게와는 다른 고흥만의 독특함이 있다. 반 건조 오징어와 생선을 숯불에 구워서 판매한다. 광식이 엄마(상호: 김광식 엄마)의 말에 의하면 한 8년 전부터 참숯에 생선을 구워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알음알음으로 제법 많이 팔려나간다고 한다.

한 박스에 5만 원, 10만 원, 20만 원 단위로 전국에 팔려나간다. 5만 원짜리 생선구이 박스를 살펴보니 양태 6미와 서대가 15미다. 오징어 한 마리는 서비스로 넣었다고 한다. 참 편한 세상이다. 차례를 지내거나 제사 등의 행사에 이제는 구운 생선을 구입해 사용하는 게 다반사라고 하니 말이다.

 할머니가 화롯불에 노래미와 조기를 굽고 있다.
할머니가 화롯불에 노래미와 조기를 굽고 있다. 조찬현

 차례를 지내거나 제사 등의 행사에 이제는 구운 생선을 구입해 사용한다.
차례를 지내거나 제사 등의 행사에 이제는 구운 생선을 구입해 사용한다. 조찬현

장옥에서 발걸음을 옮겨 천변의 가게로 가봤다. 할머니(70. 박춘자. 고흥수산) 한 분이 화롯불에 노래미와 조기를 굽고 있다. 붓으로 참기름을 발라가며 정성스레 굽는다. 생선가게 32년 차 프로다. 노래미 한 마리에 5000원, 조기는 10마리에 1만 원이다.


"이게(조기 10마리) 다 만 원, 싼 거여~. 놀래미는 한 마리에 5000원이여"

이렇게 구워서 먹고 자식들에게 택배로 보내


할머니 손님이 한 분 들었다. 고등어구이를 주문한다. 고등어 3마리에 5000원이다. 할머니는 이렇게 구워서 자신들도 먹고 자식들에게 택배로 보내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꿔갖고 가면 좋아요. 안 좋소 편하고... 연줄로 연줄로 전국으로 부쳐요."

 숯불에 노릇하게 구워낸 반 건조 오징어 한 마리에 5천원이다.
숯불에 노릇하게 구워낸 반 건조 오징어 한 마리에 5천원이다. 조찬현

 할머니 손님이 고등어구이를 주문한다.
할머니 손님이 고등어구이를 주문한다. 조찬현

새벽이래야 생선 굽는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점심 무렵이면 생선 굽는 작업이 다 끝나버린다. 시골 장터는 아침 일찍 장이 열리고 오후 2~3시가 되면 파장이다. 재래시장 보기는 그래서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숯불에 노릇하게 구워낸 반 건조 오징어 한 마리를 5000원에 구입했다. 제법 살아 통통하게 올라 먹음직하다. 고흥만의 독특한 먹거리 맛보기는 이렇듯 참숯에 구운 반 건조 오징어로 시작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생선구이 #고흥 5일장 #오징어구이 #맛돌이 #고흥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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