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입주 건물 봉쇄한 경찰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지난 22일 경찰이 투입된 가운데 집입작전 도중 파손한 유리문쪽에 경찰들이 방패를 들고 배치되어 있다.
권우성
경찰병력은 문 너머에 사람이 있음에도 유리문을 박살내는가 하면, 최루액을 뿌려대면서 좁은 건물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15층 건물에서의 추락을 염두에 둔 것인지 건물 외곽에는 대형 에어매트도 설치해놨다. 안전을 생각하는 처사인 듯 보이지만 실상 막무가내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은 용산참사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우격다짐이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사상자 발생이 우려돼 불안할 따름이었다.
경찰과 농성 측 양 쪽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용산참사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일까. 진입을 계속하던 경찰 측이 제대로 된 정보와 준비가 없었음이 드러난 대목은 결국 아무도 체포할 수 없었던 점이다. 경찰이 체포대상으로 지목했던 철도노조 지도부는 진입이 시도되던 그 시점에 이미 건물을 떠난 상태였다.
경찰 측과 보수언론은 민주노총이 경찰 진입에 협조하지 않았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애초에 체포대상으로 지목된 인물들도 건물 내부에 없었으며, 수색영장도 없이 건물에 강제 진입을 시도한 경찰이 아니었던가. 도로까지 점거하면서 작은 건물에 다 들어오지도 못할 4000명의 병력을 외부에 주둔시킨 것 자체가 위협을 위한 목적이 아니었나 묻고 싶다.
진입 당시 인근 인도를 걷는 시민의 통행까지 통제한 것은 경찰 측인데, 과연 노조 파업만 시민의 불편을 이유로 비난할 수 있을까? 같은 잣대로 평가하자면 무리한 진입과 체포시도로 시민에게 불편을 끼치고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노출한 경찰 측도 시민과 민주노총 측에 사과를 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제 '다들 무사하십니까'로 바꿔 물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