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와 천주교 시국미사의 만남

[현장] 대한문 앞에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 열려

등록 2013.12.23 22:16수정 2013.12.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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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평신도인들이 모여 23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제 40여명을 비롯, 천주교인과 일반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천주교 평신도인들이 모여 23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제 40여명을 비롯, 천주교인과 일반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유성애

'안녕들 하십니까'와 천주교 시국미사가 만났다. 천주교 평신도인들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 대응해 자발적으로 만든 '정의·평의·민주 가톨릭행동 추진위원회'는 2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를 진행했다.

사제복을 입은 신부 40여 명, 천주교 신자 등 500여 명(경찰 추산 400명)이 참석해 대한문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이명박 수사·박근혜 퇴진'이라고 쓰인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미사를 드리는 한편, 서울광장 쪽 인도에서 준비된 포스트잇과 싸인펜 등을 통해 서로가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공유했다.

"이 스텔라는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보이지 않음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조 베드로는 철도·의료 등 현 정권의 민영화 정책 때문에, 또한 철도파업을 불법이라고 탄압하기 때문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천주교 평신도인들이 모여 23일 저녁 진행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에서, 한 천주교인이 자신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쓰고 있다.
천주교 평신도인들이 모여 23일 저녁 진행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에서, 한 천주교인이 자신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쓰고 있다.유성애

 23일 진행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에서 이들은 준비된 포스트잇과 싸인펜 등을 통해 서로가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공유했다.
23일 진행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에서 이들은 준비된 포스트잇과 싸인펜 등을 통해 서로가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공유했다. 유성애

사람들은 준비된 종이에 각자의 세례명을 넣은 후 "거짓말이 참말을 이기는 이 현실에", "'평범'하기 위해 '저항'해야 하는 시대가가 슬퍼서", "'폭력배 같은 불법 경찰의 모습에" 안녕하지 못하다고 썼다.

미사의 사회를 맡은 김정대 예수회 신부는 미사 시작에 앞서 "모두 안녕하냐"고 물으며 "우리가 왜 서로의 안녕을 물어야만 하는 시대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상훈 예수회 신부는 강론을 통해 "세상이 살만하다고, 스스로 안녕한 사람들은 한 줌도 채 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공권력은 항상 정당하고 국민들의 권리는 항상 불순한 게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지배계층이 매스미디어 등을 동원해 하는 이런 은폐와 왜곡이 결국 우리를 비인간화로, 우리 사회를 파시즘으로 끌고간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500여 명 대한문 앞 꽉 채워... 천주교 미사지만 일반인도 많이 참여

 천주교 평신도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든 '정의·평의·민주 가톨릭행동 추진위원회'는 23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천주교인과 일반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천주교 평신도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든 '정의·평의·민주 가톨릭행동 추진위원회'는 23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천주교인과 일반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유성애

이날 행사에서는 70~80대 노인을 비롯해 30대 주부, 20대 대학생 등 다양한 연령층을 만날 수 있었다. 문기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 이원호 용산진상규명위 사무국장 등 연대의 뜻으로 참석한 사람들도 쉽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천주교 미사였지만 천주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참가했다. 정선엽(33)씨는 "천주교인은 아닌데 시국 미사 취지에 공감해서 왔다"고 말했다. 정씨는 특히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철도노조 파업을 두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원칙을 국민들에게만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렇게 치면 불법 선거를 저지른 본인들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천주교인으로 미사를 드리러 참석했다는 김선기(35, 송파구 방이동)씨는 "오늘 행사가 평신도들이 추진한 데다 날도 추워서 사람들이 적게 올까봐 걱정했다"며 "아까 보니 일반인들도 많이 왔던데, 그건 그만큼 사회가 안녕하지 못하다는 증거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들은 "생명을 맞이하는 성탄을 앞두고, 폭력적인 사회 분위기를 평화롭게 바꿔달라고 함께 기도하자"는 사제의 말에 따라 서로에게 "평화를 빕니다"라며 미사를 마무리했다.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는 영하 4도라는 추운 날씨에도 약 한 시간 반 가량 진행됐다.
#시국미사 #대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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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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