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마당 '작은 게시판'에 '안녕 대자보' 붙었다

경남도의회 조형래 교육의원, "교육청 때문에 무척 안녕하지 못합니다"

등록 2013.12.24 14:07수정 2013.12.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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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의회 마당에 '안녕 대자보'가 붙었다. 조형래 경남도교육의원은 24일 오전 의회 마당에 '작은 게시판'을 세우고 자신이 쓴 글을 2장의 종이에 적어 붙여 놓았다.

조 의원은 "교육의원인 저는 경상남도교육청 때문에 무척 안녕하지 못합니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조 의원은 이날 "경남도의회 의장한테 게시판을 세운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조형래 경남도교육의원은 24일 오전 경상남도의회 마당에 '도민 아고라를 염원하는 작으 게시판'을 설치하고 자신이 쓴 "교육의원인 저는 경상남도교육청 때문에 무척 안녕하지 못합니다"는 제목의 '안녕 대자보'를 붙였다.
조형래 경남도교육의원은 24일 오전 경상남도의회 마당에 '도민 아고라를 염원하는 작으 게시판'을 설치하고 자신이 쓴 "교육의원인 저는 경상남도교육청 때문에 무척 안녕하지 못합니다"는 제목의 '안녕 대자보'를 붙였다.윤성효

게시판 설치에 대해, 조 의원은 "작은 게시판이 민주주의 경남을 위한 소통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기우겠지만 민의전당인 의회에서 도민의 게시판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형래 의원은 대자보를 통해 "최근 '교육문제 토론회'를 열었는데, 교육청에서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대자보의 주요 내용이다. 

교육의원인 저는 경상남도교육청 때문에 무척 안녕하지 못 합니다

저는 지금 무척 안녕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경상남도교육청의 공무원들이 저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음흉하게 방해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어리지만 엄연한 학교의 주인입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서는 학교의 변화를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공교육 12년을 마친 고3 학생들이 경험한 학교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토론회 당일 도교육청에서 고등학교에 전화를 해 참가학생을 파악하고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참가를 막아버렸습니다. 그래서 기대했던 토론회는 반쪽 아니 거의 무산될 뻔했습니다.

앞에서 저는 교육청 관계자들이 음흉하게 방해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교육청은 왜 하필 그날 수험생들의 방과후 활동을 확인하는 전화를 했을까요? 전화의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선생님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먼저, 학교별로 참가자 확인을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난 후, 파악이 된 학교에서는 참석하지 말 것을 지시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학생은 의회까지 왔다가 되돌아갔습니다. 혹시 학부모에게까지 전화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그 날의 일은 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에 대한 의도된 방해 행위가 있었음이 확인됩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심각한 상황이 될지도 모릅니다. 더 많은 증언들을 모아서, 책임이 확인되면 분명하게, 그 경중을 따져 문책을 요구할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경상남도교육의 현실과 미래를 생각하며 한탄과 더불어 큰 걱정을 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민주주의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학생들의 의사표현 자유와 권리는 보장되는가?, 소통하는 교육행정은 존재하는가?

교육청 관료들과 교장들의 행동을 보고, 그날 들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우리 경남의 학교에는 이런 것들은 없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식민지 교육시절의 상명하달식 관료주의만 존재할 뿐입니다. 학생들이 목소리를 막고, 말해도 무시해 버리는 것이 경남의 학교입니다.위․ 아래가 존재하는 한 교육의 발전은 제자리입니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괴롭고 답답하며 가기 싫은 학교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고영진 교육감은 이번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번 일로 교육청의 관료들은  본의 아니게 당신을 '불통의 교육감'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제가 만일 교육감이라면 학교민주주의와 학생들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위해 학교마다 100m짜리 대자보 게시판을 세워주었을 것입니다. 학생들의 의사표현을 단속하고 대자보를 뜯어내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그런 행위는 없어져야 합니다.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육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려는 이유도 기본권을 보장하여 학생이 주인으로 인정받고, 학생 스스로 만든 규율을 통해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학생들의 목소리, 학부모님의 의견, 선생님의 생각이 활발한 학교를 꿈꾸어 봅니다. 이것은 결코 희망만은 아닙니다. 학생을 가장 모르는 교장선생님과 교육청 장학사, 그리고 교육감이 변하면 됩니다. 이분들은 먼저 듣고, 가장 나중에 말하십시오. 그러면 경남의 학교는 모두가 가고 싶은 행복한 학교가 될 것입니다.

2014년은 여러분 모두가 교육 때문에 안녕하지 못한 일은 없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탄의 축복과 신년의 기운이 주는 복 많이 받으십시오.

 조형래 경남도교육의원은 24일 오전 경상남도의회 마당에 '도민 아고라를 염원하는 작으 게시판'을 설치하고 자신이 쓴 "교육의원인 저는 경상남도교육청 때문에 무척 안녕하지 못합니다"는 제목의 '안녕 대자보'를 붙였다.
조형래 경남도교육의원은 24일 오전 경상남도의회 마당에 '도민 아고라를 염원하는 작으 게시판'을 설치하고 자신이 쓴 "교육의원인 저는 경상남도교육청 때문에 무척 안녕하지 못합니다"는 제목의 '안녕 대자보'를 붙였다.윤성효

#안녕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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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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