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시내다양한 먹을거리들
강정민
공항에서 나온 우리는 시내로 야경투어를 하러 가야 했다. 시내로 향한 길은 더 막혔다. 버스에 짐을 올리고 자리에 앉으니 이스탄불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딘지 모르게 들뜬 모습이다. 여기 사람들은 금요일 저녁이면 가족들과 멋지게 차려 있고 식사를 하러 가는 경우가 많단다.
그런데 우리 버스 바로 앞의 승용차에서 젊은 여자가 내렸다. 승무원복을 입고 있다. 남자가 내려서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한다. 콘야 등 내륙지방에서는 상상도 못 할 모습이다. 시내로 한참을 들어가니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수로가 보인다. 웅장하다. 수로를 통해서 먼 거리에 있던 지하수를 끌어다 상수도로 사용했고, 오는 동안 자연스럽게 정수까지 되었다고 한다.
꽉 막힌 도로 덕분에 버스 안에서 이스탄불 도심을 구경할 여유를 얻었다. 그런 한가로움이 좋았다. 그런데 순간 버스 밖에 무언가 쌩하고 지나갔다. 숨이 멎는 듯 깜짝 놀랐다. 도로에 사람이 서 있었다. 그것도 어린아이가. 한국에서 길 막히는 곳에 서 있던 오징어 장수처럼. 가이드에게 물으니 꽃을 파는 집시 아이란다. 터키뿐만 아니라 유럽의 다른 도시에도 노숙을 하는 집시가 많다고 한다. 너무 위험천만한 일인데 마음이 아팠다.
우린 탁심 광장에 내렸다. 쇼핑센터 건립을 반대하면서 올 초에 대규모 시위가 열렸던 곳인데 쇼핑센터는 어떻게 되었을까? 가이드에게 물었다. 다행히 쇼핑센터 만드는 계획은 무산되었단다. 버스에서 내리니 공기가 쌀쌀했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자유시간을 주었다. 둘째 녀석이 군밤을 사달란다. 군밤 장사에게 가서 군밤을 샀다. 달라는 대로 터키리라를 내고 밤을 까먹으며 걸었다. 그런데 군밤값이 얼마지? 계산하고 보니 군밤값이 6천 원이다. 가장 작은 봉투였는데.
"야, 이게 6000원이래. 겨우 이게 엄마는 이렇게 비싼 군밤을 처음 먹어본다. 한국에선 3000원일 텐데 어쩜 이렇게 비싸냐?" 군밤을 사달라고 졸랐던 둘째 녀석도 깜짝 놀라는 눈치다.
거리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명동거리와 같았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 소매치기당하면 어쩌나 아이들 손을 놓치면 어쩌나 긴장이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 많은 길을 그 밤에 청소차가 지나가며 청소를 한다.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