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공주 시내에는 거대한 희망 탑이 서 있다. 하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김종술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온겨레 다 찬양하여라~"올해도 한 눈 한 번 안 팔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12월이면 누구나 마음이 들뜨기 마련입니다. 하늘도 땅도 축복을 내려 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올 한해는 유독 힘든 분들이 많습니다. 비정규직의 삶. 신년 초에는 꼭 무기계약직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갈수록 힘든 삶이 찾아옵니다. 언제쯤 따뜻한 봄날이 올 지 그날이 그리워집니다.
2007년 4월 정부는 일자리 창출사업의 일환으로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업을 시행했습니다. 방문건강사업은 취약계층 건강관리를 위해 전담간호사가 직접 방문해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들은 1인당 취약계층 및 독거노인 400~500가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면 단위 병·의원이 적고 노인이 많은 농촌에서 꼭 필요한 사업으로 이들의 인건비는 국가가 50%, 도비 15%, 시비 35%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공주시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방문간호사)들도 2012년까지 1년 단위로 재계약 하면서 방문보건 업무를 해왔습니다.
'기간제 및 단기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따르면, 사용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공주시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재계약을 할지 공개채용을 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방문보건직으로 근무를 해오던 공주지역 12명의 방문보건사는 2013년 12월 31일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돼 해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천안·아산·금산 등 충남의 상당수 시군은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을 전환했습니다.
나머지 시·군은 연속 고용(재계약)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주시만 입을 닫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24일)에 작은 카페에서 그들을 만났습니다. 햇살이 비추는 따뜻한 날이지만, 그분들의 어깨는 자꾸만 움추러들고 있었습니다.
"무기계약직 하나만 믿고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