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북부 니더작센주의 볼프스부르크시. 이곳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공장은 과거 2차세계대전 독일 군수용 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주요기지였다. 사진은 당시 시가지의 모습.
김종철
빈터코른 회장 뿐 아니라 피에히 의장도 참석한다. 빈터코른 회장이 '헤르(영어로 미스터 Mr.) 피에히'라고 소개하자, 무대위에 설치된 3개의 대형 화면에 그의 모습이 비춰진다. 피에히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박수로 그를 맞는다. 사실상 폴크스바겐 제국을 건설한 사람이다. 폴크스바겐에선 피에히가 무대 뒤에서 일을 꾸미면, 빈터코른이 무대 위에서 처리한다는 말까지 있다.
폴크스바겐 제국을 이끄는 이들을 제어할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있다. 그것도 법적으로 말이다. 폴크스바겐의 노동자평의회 의장인 베른트 오스터로다. 그의 힘은 바로 감독이사회에서 나온다. 독일 기업에서 기업의 이사회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경영이사회와 감독이사회다. 경영이사회가 주로 이사의 임명과 해임 등 경영진 감독,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감독이사회는 기업의 장기전략이나 인수합병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한 사전 승인 또는 사후 보고를 받는 역할을 한다.
독일은 이미 법으로 기업의 이사회에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이사회에서 노사 양쪽이 절반씩 참여한다. 폴크스바겐도 마찬가지다. 폴크스바겐 노동자평의회 대변인 조르크 괴터씨는 "감독이사회 20명 가운데 회사쪽은 10명, 노동자 대표도 10명씩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독이사회에 결정하는 주요 사안에 대해 노동자의 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는 빈터코른 회장도 인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감독이사회의 규정에는 회사가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해선 이사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돼 있다. 빈터코른 회장이나 창업주인 피에히 의장도 노동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특히 회사쪽 대표 가운데 볼크스부르크가 속해있는 니더작센주(州)에서 2명이 파견된다. 왜냐하면 니더작센주가 폴크스바겐의 주식 20%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경영참여는 민주주의 실현...폴크스바겐의 경쟁력도 여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