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관보일러용 플라스틱 관으로 새로 교체 했습니다. 중앙에 잘라 낸 곳은 철의 녹으로 꽉 차서 물이 막혀 나오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이제 물이 잘 나옵니다.
변창기
우리가 사는 집은 30년 넘은 듯합니다. 오래되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을 구해 이사온 지도 벌써 십수 년째입니다. 처음엔 그런대로 더운 물이 나왔는데,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더운 물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근래들어 너무 적게 나왔습니다. 샤워는커녕 자식들이 머리를 감으려고 더운 물을 받으려면 2시간은 넘게 받아야 머리를 감을 정도였습니다. 어른들이야 차가운 물에 씻어도 되지만 자식들은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엄마, 더운 물 좀 콸콸 나오게 해 봐. 이게 뭐야 머리 감는 것도 힘들게…."기계치인 저는 어디를 손봐야 할지 몰랐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마땅한 답을 찾을 수가 없었고, 주변 친구나 친인척에게도 알아 보았으나 답답함만 더해 갔습니다. 그러다 동네 철물점을 찾아가 문의를 해보았습니다. 대부분 "보일러 회사에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알아 보았습니다. 보일러 업체는 보일러가 고장 날 경우에 수리 업무를 나간다고 했습니다. 더운 물이 나오지 않을 땐 설비업자를 찾아보라 했습니다.
"여기 한 번 연락해 보세요. 아마 고칠 수 있을 거예요."며칠 후 또 다른 철물점에 들러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만 명함을 하나 주었습니다. 거기엔 "뻥 뚤어 드립니다"는 글귀가 쓰여 있었습니다. 전화해서 보일러에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더니, 기계를 가져가 뚫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 분은 모터를 돌려 더운 물 나오는 통로를 씻어내면 녹이 제거되고 더운 물이 나올 거라 했습니다.
"더운 물은 겨울에만 쓰고 여름엔 쓰지 않으니 물이 고여 있어 오래된 보일러 관은 모두 쇠로 되어 있어 녹이 씁니다." 보일러 관을 뚫으러온 설비업자는 우리 집에 와서 보일러 관을 손을 보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보일러 관 중 더운 물 관을 해체하여 모터 연결 후 녹 제거에 나섰으나 더운 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 번 시도해 보았는 데도 더운 물이 나오지 않네요. 이런 경우 보일러 관이 녹으로 막혀서 그렇습니다. 따로 더운 물 관을 설치해야 합니다. 어쩌시겠습니까?"
설비업자는 기계를 이용해 보일러 관이 뚫려 더운 물이 나오게 되면 25만 원의 비용이 들고, 새로 관을 깔아 더운 물 나오게 하려면 55만 원이 든다고 했습니다. 이왕 시작한 거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제 월급이 100여 만 원이니 반 달 월급이 투여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랑 상의해서 그렇게라도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부모보단 자식들이 불편해 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음 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보일러 관 공사는 오후 7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보일러에서 보일러 전용 플라스틱 관을 연결해 욕실과 세면대, 주방 이렇게 세 곳을 연결했습니다. 거실 벽 쪽 바닥을 파고 관을 연결 후 시멘트 작업을 했습니다.
작업을 끝내고 화장실에 있는 잘린 보일러 관을 보았습니다. 보일러 관이 녹이 쌓여 꽉 막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더운 물이 오랫동안 잘 나오게 하려면 겨울이든, 여름이든 보일러를 틀어서 더운 물도 가끔 사용해 주어야 할 거 같았습니다.
보일러를 틀고 잠시 기다린 후 더운 물을 틀어 보니 차가운 물보다 더 많이 나왔습니다. 차가운 물도 약하게 나오는 것이 관이 오래되어 녹슬었거나 수압이 약해 그렇다고 했습니다. 더운 물이 콸콸 나오니 자식이 더 좋아했습니다. 아내는 더운 물로 설겆이를 하며 말했습니다.
"햐~ 돈이 좋긴 좋네. 이것 봐. 고치니까 더운 물이 많이 나와 좋다 야."올 겨울 이제 더운 물이 나오지 않아 찬물에 씻을 일이 없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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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보일러에서 더운 물이 왜 안 나오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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