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욱 배방농협 조합장은 "농협중앙회가 하나로마트를 위협하는 유통센터를 추진하는 것은 회원의 공동이익 증진이라는 설립목적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충남시사 이정구
"농협중앙회의 지역 유통사업 진출은 부모가 자식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과 같다." 올해 배방농협(조합장 이한욱) 하나로마트가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다. 그 기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배방농협 임직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농협중앙회에서 '아산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배방읍 휴대리에 5만2739㎡ 규모로 15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천안과 아산지역 17개 농협이 크게 반발하며 대책회의를 열고, 사업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지난해 11월8일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에 제출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탄원서에 대한 회신도 없이 사업을 강행하려는 분위기다.
이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배방농협 이한욱 조합장을 만났다.
- 현재 하나로마트를 포함한 지역 유통매장 현황은?"아산시와 천안시에는 백화점 2곳을 비롯해 이마트, 롯데마트, 메가마트, 홈플러스 등 13개 대형할인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코스트코가 개점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과 맞서 지금까지는 지역 농축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24개가 농협브랜드를 앞세워 나름대로 지역상권과 지역자본을 지키며 선전해 왔다."
- 그동안 아산과 천안지역에 수많은 대형할인매장이 입점했다. 그런데 농협중앙회에서 추진하는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 특별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농협중앙회 종합유통센터는 그동안 하나로마트가 대형할인매장과 경쟁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었던 농축산물에서 취급품목이 중첩된다. 특히 거대자본과 물량을 앞세운 농협중앙회의 진입은 그동안 지역농협에서 운영해온 하나로마트의 운영기반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돈 많은 부모가 수십 년간 대형할인매장과 맞서 싸우며 지켜온 자식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 지금까지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은 어떤 관계를 유지해 왔는가. "농협중앙회는 판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의 규모화와 현대화를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 방침에 따라 지역농협에서 하나로마트를 신축하거나 대형화하는데 무이자로 자금지원까지 하고 있다.
이에 지역농협들은 사활을 걸고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하나로마트 대형화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협중앙회의 아산신도시 종합유통센터 건립은 농협중앙회의 사업운영 방침에도 반하는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