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저항은 지역경제를 지키는 생존투쟁"

배방농협 이한욱 조합장, "하나로마트 연매출 200억원... 피땀으로 일궜다"

등록 2014.01.14 15:02수정 2014.01.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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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욱 배방농협 조합장은 "농협중앙회가 하나로마트를 위협하는 유통센터를 추진하는 것은 회원의 공동이익 증진이라는 설립목적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한욱 배방농협 조합장은 "농협중앙회가 하나로마트를 위협하는 유통센터를 추진하는 것은 회원의 공동이익 증진이라는 설립목적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충남시사 이정구

"농협중앙회의 지역 유통사업 진출은 부모가 자식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과 같다." 

올해 배방농협(조합장 이한욱) 하나로마트가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다. 그 기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배방농협 임직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농협중앙회에서 '아산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배방읍 휴대리에 5만2739㎡ 규모로 15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천안과 아산지역 17개 농협이 크게 반발하며 대책회의를 열고, 사업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지난해 11월8일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에 제출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탄원서에 대한 회신도 없이 사업을 강행하려는 분위기다.

이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배방농협 이한욱 조합장을 만났다.

- 현재 하나로마트를 포함한 지역 유통매장 현황은?
"아산시와 천안시에는 백화점 2곳을 비롯해 이마트, 롯데마트, 메가마트, 홈플러스 등 13개 대형할인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코스트코가 개점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과 맞서 지금까지는 지역 농축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24개가 농협브랜드를 앞세워 나름대로 지역상권과 지역자본을 지키며 선전해 왔다."

- 그동안 아산과 천안지역에 수많은 대형할인매장이 입점했다. 그런데 농협중앙회에서 추진하는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 특별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농협중앙회 종합유통센터는 그동안 하나로마트가 대형할인매장과 경쟁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었던 농축산물에서 취급품목이 중첩된다. 특히 거대자본과 물량을 앞세운 농협중앙회의 진입은 그동안 지역농협에서 운영해온 하나로마트의 운영기반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돈 많은 부모가 수십 년간 대형할인매장과 맞서 싸우며 지켜온 자식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 지금까지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은 어떤 관계를 유지해 왔는가. 
"농협중앙회는 판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의 규모화와 현대화를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 방침에 따라 지역농협에서 하나로마트를 신축하거나 대형화하는데 무이자로 자금지원까지 하고 있다.


이에 지역농협들은 사활을 걸고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하나로마트 대형화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협중앙회의 아산신도시 종합유통센터 건립은 농협중앙회의 사업운영 방침에도 반하는 모순이다."

 상호금융사업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배방농협은 하나로마트 사업 비중을 40%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로 올해 2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정착단계에 있다.
상호금융사업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배방농협은 하나로마트 사업 비중을 40%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로 올해 2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정착단계에 있다.충남시사 이정구

- 배방농협에서 하나로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며, 종합유통센터 건립으로 예상되는 피해는?
"전국적으로 지역농협의 경영기반은 상호금융사업 위축으로 더욱 약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배방농협은 하나로마트 사업 비중을 40%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로 올해 2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정착단계에 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농협중앙회가 하나로마트를 위협하는 유통센터를 추진하는 것은 회원의 공동이익 증진이라는 설립목적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다. 배방농협 하나로마트는 2400여 조합원과 100여 명의 임직원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실이다. 그 결실을 농협중앙회가 침탈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체분석 결과 농협중앙회 유통센터가 문을 열면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농협중앙회의 종합유통센터가 지역경제에 끼칠 영향에 대한 전망은?
"충남 유일의 공영도매시장이 인근 천안시에 위치해 있고, 농산물 유통확대를 위해 국비 390억원을 확보해 시설을 확장해 올해 준공될 예정이다. 그런데 농협중앙회의 종합유통센터 진출로 유통시장과 사업영역의 중복, 지역 농업인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역할 등에 혼선이 생길 것이다. 특히 그동안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회전되던 지역자본의 유출은 물론, 지역농협 부실로 이어져 조합원에 대한 지원이나 지역농협 중심의 경제구조 등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농협중앙회의 종합유통센터 건립을 반기는 분위기다.
"배방농협을 비롯한 지역농협들은 지역자본을 밑거름으로, 지역농민들이 생산해 낸 우수한 지역농산물을 하나로마트 매장에 진열한다. 지역농민들이 생산한 지역농산물과, 지역 자본이 지역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소비자들께서도 지역상권을 지켜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한욱 #배방농협 #하나로마트 #농협중앙회 #아산농수산물유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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