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대구시장이 17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6.4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조정훈
6.4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3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범일 시장이 17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범일 시장은 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을 "재임기간 대구는 새롭게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고 앞으로 4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비전과 열정을 가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지방선거와 관련해 심사숙고하고 지역민의 의견을 들어 고민 끝에 결심했다"며 "개인적으로 펼쳐놓은 여러 가지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보고 싶은 생각은 많았으나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뜻을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했다"고 불출마 계기를 밝혔다.
이어 "불출마 의사를 밝히려면 하루라도 빨리 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 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5개월동안 최선을 다해 시정을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대구시장 자리는 전국시도지사 중 가장 힘든 자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차기 시장이 선택되면 일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완하고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대구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범일 시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갑자기 이뤄졌다. 김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그동안 지역 여론조사에서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새누리당 지역 중진 의원들이 3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야당마저도 김범일 시장의 불출마 선언을 종용하고 나서면서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6일 "염홍철 대전시장,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각각 불출마 선언을 한데 이어 김문수 경기도지사마저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했다"면서 "대구의 변화를 위해 김범일 시장의 3선 도전 불출마 선언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김범일 시장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3선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관용 도지사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고령인데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3선 출마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물갈이 여론이 커지면 김 지사에게 화살이 갈 수도 있다.
한편 김범일 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지역의 정치권은 환영하고 나섰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김 시장의 용단에 머리 숙여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김 시장의 지난 8년을 비판하시는 시민들도 아름다운 용퇴에 대해 박수를 보낼 수 있기를 청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낙후되고 정체된 대구의 변화를 위해 용퇴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지난 8년동안 대구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며 "남은 임기동안 흐트러진 대구의 공직기강을 재확립하고 산적한 현안을 잘 마무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구에는 무엇보다 고립과 정체로 인한 낙후성을 벗어나 활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민주당 대구시당은 대구가 6.4지방선거를 통해 견제와 균형의 정치를 형성하고 대구시민의, 대구시민에 의한, 대구시민을 위한 지방정치를 활짝 꽃피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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