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화상경마장 입점 예정지 앞에서 봉헌한 미사에서 조현철 신부가 강론하고 있다.
문양효숙
마사회는 작년 10월 용산역 인근에 있던 기존 화상경마장을 이곳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지만,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과 용산구의 반대에 직면했다. 특별히 이 길로 등하교를 하는 인근 성심여중고의 학부모와 교사, 주민은 1인 시위와 문화제를 열고, 서울시와 청와대 등 관련지자체와 정부 기관에 민원과 공개서한을 넣는 등 다양한 반대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마사회는 지난 13일 기존의 화상경마장을 폐쇄하고, 24일 입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화상경마장 입점 저지 주민대책위원회'와 17개 시민단체들로 꾸려진 '경마도박장 확산 저지 범시민 공동대응 모임'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3일 마사회 담당자가 대책위와의 면담에서 설 이전에는 입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사흘 뒤에 현명관 마사회장이 주민대책위 허근 신부(서울대교구)에게 '1월 24일 입점하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지난해 12월 현 마사회장 취임 이후 주민들의 여론을 호도하고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마사회는 화상경마장의 안정적 운영에 협조하는 양해각서를 지역단체들과 체결하는가 하면, 양로원에 선물을 돌리고 입점을 반대하는 지역교회에 거액의 헌금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마사회가 '지역 치안과 질서유지를 약속하고 각종 지원을 할 것인데도 입점에 반대하는가' 등 "찬성을 유도하는 홍보성 설문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화상경마장의 이전 승인을 즉각 취소할 것"과 화상경마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사회, 서울시, 주민대표 등이 모이는 '다자간 갈등조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상태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이들과 주민들의 권리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23일 시작된 거리미사도 당분간 매일 오후 4시 천막농성장 앞에서 이어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