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의 새엄마 왕비가 거대한 인형으로 표현되어 난장이들과 대비가 되며, 독이 든 사과나무를 배우들이 직접 공을 들고 표현하여 인상적이다.
문성식
난장이들의 순수한 세계와 대비되는 새엄마 왕비의 사악함, 반달이가 인간 세계에 갔을 때 느껴지는 인간들의 삭막한 모습은 배우들이 커다랗고 위협적인 모습의 인형 모형을 어깨와 머리위로 둘러메고 각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표현했는데, 재치 있는 적절한 도구의 사용이 인상을 주었다.
또한 배우들은 난장이역, 왕비, 공주, 왕자 역할과 반달이의 마음 중 기쁨, 슬픔, 등 여러 가지 마음을 서로 번갈아가며 노래하는데, 적은 인원이 여러 역할을 하는 활용도 면에서나 또한 주인공의 감정 상태를 여러 개로 나누어 표현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상상력이 넘치는 서사 구조와 무대 미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 비해 음악은 아쉬웠다. 때론 감미롭고, 때론 박진감이 넘치는 음악이 전체적으로 좋지만, 극의 판타지를 최대한 살리려 한 미디 오케스트레이션이 너무 풍성해서 어떤 장면에서는 음량이 너무 크고 색채감이 뿌옇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장면별로 즐거움, 공포, 슬픔 등의 느낌을 음악이 의도한 바대로 잘 살리고 있으나, 뮤지컬이 끝나고 흥얼거릴만한 귓가에 남는 멜로디가 없다는 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