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떠나는 소금 여행>의 앞표지. 김준 박사가 펴낸 소금 문화유산 답사기다.
이돈삼
천일염이 건강에 좋다고 하는 건 이런 연유다. 천일염은 미네랄의 보물창고다. 우리나라의 천일염은 갯벌을 논처럼 만들어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으로 증발시켜 생산하는 갯벌천일염이다.
이렇게 만든 소금은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이 수입 소금보다 세 배나 더 많이 들어있다. 천일염으로 담근 김치·된장·간장·고추장·젓갈 같은 전통 발효식품이 몸이 좋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런 소금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책이 나왔다. '도서출판 이후(웃는돌고래)'에서 펴낸 <아빠와 함께 떠나는 소금 여행 - 어떤 소금을 먹을까?>가 바로 그것.
이 책은 오랫동안 바닷가 마을을 다니면서 섬과 바다 사람들을 취재해 온 김준이 막내딸 별아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엮여 있다. 소금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소금의 역사, 소금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두루 만날 수 있다. 그림은 이장미가 그렸다.
책에는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소금이 예전에는 식품이 아닌 광물로 분류됐다는 사실에서부터 옛날 소금 장수들이 소금을 지고 오가던 길이 오늘날 고속도로가 됐다는 사실도 들려준다. 당시 소금 장수의 인기가 요즘 아이돌 못지 않았고, 전쟁이나 가뭄·홍수에 대비해 나라에서 가장 먼저 챙기는 게 소금이었다는 이야기까지 소금에 얽힌 과학적이면서 재미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1장에서는 소금과 염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금을 어디에서 어떻게 만드는지, 왜 '소금을 만든다'고 하지 않고 '소금 농사를 짓는다'고 하는지…. 소금밭 답사를 통해 알아본다. 2장에서는 소금이 단지 먹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
3장에서는 소금 장수들이 소금을 지고 전국을 누비던 소금길의 이야기를, 4장에서는 곳곳에서 환영받는 소금 장수 이야기를, 5장에서는 소금에 얽힌 갖가지 옛 이야기를 실어놨다. 6자에서는 소금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 속의 장면들을 살펴본다.
7장에서는 우리 할머니, 할머니의 할머니들이 간장과 된장·고추장·젓갈 같은 발효식품을 얼마나 귀하게 여겨 왔는지도 알 수 있다.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에게는 장과 소금이 보약이었다는 이야기, 이순신 장군도 전쟁을 치를 때는 병사들에게 소금부터 준비하게 했다는 이야기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소금밭에서 쓰이는 도구, 소금을 만드는 갖가지 방법 등은 부록으로 덧붙였다.
"우리 민족이 5000년을 버텨온 데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