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종합=연합뉴스)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을 맞아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나흘간 전국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가 잇따랐다.
전남 여수에서는 연휴 이틀째인 지난달 31일 유조선이 송유관을 들이받으면서 기름이 유출돼 비상이 걸렸고, 마지막 날인 2일에는 충남 천안 경부선 하행선에서 새마을호 열차 한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났다.
귀성·귀경길 새마을호 탈선 등 교통사고 잇따라
2일 오후 1시 20분께 충남 천안시 두정역 인근 경부선 하행선에서 서울을 떠나 마산으로 가던 새마을호 열차의 맨 뒤칸 한량이 탈선했다.
이 사고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열차 운행이 1시간여가량 지연돼 승객 400여명이 불편을 겪었다.
열차는 사고가 난 마지막 차량을 떼어낸 뒤 목적지로 출발했다.
코레일은 사고가 난 열차 차량을 이동시키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1일 오후 2시25분께 곡성군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곡성휴게소에서 이모(53·여)씨가 운전하던 액티언 승용차가 손모(40)씨 등 일가족 3명을 친 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손씨와 남동생(33)이 숨지고 손씨의 아들(13)이 중상을 입었으며 사고차량 운전자인 이씨와 동승자도 다쳤다.
광주에서 사는 손씨 등은 전남 여수에서 명절을 보내고 돌아오던 중 휴게소 주차장에 서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오전 6시 40분께 경기도 파주시 경의로삼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던 송모(66)씨가 좌석버스(운전자 현모·33)에 치여 숨졌다.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20분께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후안리 중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5t 화물차(운전자 박모·49)가 마티즈 승용차(운전자 오모·63)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마티즈 승용차에 타고 있던 동승자 강모(58·여)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운전자 오씨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세배 문제로 아버지가 아들 살해
지난달 31일 오후 1시 50분께 인천시 남구 모 아파트에서 황모(51)씨가 아들(25)과 말다툼을 하다가 집에 있던 흉기로 아들의 가슴과 팔 등 7곳을 찔러 숨지게 했다.
황씨는 아들에게 "김포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가자"고 했지만 아들이 욕설하며 대든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황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46분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노포 방향 승강장에서 70대로 보이는 남자가 선로에 뛰어들어 중태에 빠졌다.
또 같은 날 오전 10시14분께 강원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인근 동대산 5부 능선에서 백골 상태의 시신을 등산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고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7시께 경북 경산시 남산면 한 온천업소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에서 김모(28·인천)씨와 변모(36·경북)씨가 일산화탄소 가스에 중독돼 숨졌다.
경찰은 승용차 안에서 착화탄을 피운 흔적과 함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가 나온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설 연휴에 집에서 술을 마시다 이를 꾸짖는 어머니에게 대들고 불까지 지른 10대 고교생도 구속됐다.
불이 순식간에 집 전체로 번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어머니는 결국 가스 중독으로 이튿날 숨을 거뒀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집에 불을 지르고 어머니를 폭행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 치상 및 존속폭행 치상)로 안모(18) 군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25분께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이모(43·여)씨를 벽에 밀치고 집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안군은 범행 직전까지 집으로 친구를 불러 함께 술을 마셔 취한 상태에서 이씨와 말다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군은 설 연휴에 집에서 술을 마시는 자신을 질책하는 어머니에게 대들고 홧김에 종이에 불을 붙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후 불씨가 바닥 카펫에 옮아 불이 번졌고 이씨는 얼굴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달 31일 숨졌다. 안군과 친구는 불이 나자 먼저 빠져나왔다.
안군은 "어머니의 잔소리 때문에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여수 낙포 해안 명절 잊은 방제작업 '총력'
전남 여수시 낙포동 낙포각 원유 2부두에서 지난달 31일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는 명절도 잊은 채 지자체와 방제 당국이 방제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길이 5㎞, 폭 1㎞에 이르는 주요 피해 구역에서의 해상 방제 작업은 70% 이상 진행됐지만 엷은 갈색 유막과 검은색 기름띠가 수십㎞ 반경에서 관찰되고 있다.
여수해경은 인근 8개 지역(울산, 부산, 통영, 창원, 완도, 목포, 군산, 제주) 해경의 방제정과 3천t급 대형 경비함정 등 경비정 40여척, 관공선·해군 고속정·민간선박 등 200여척을 투입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고는 싱가포르 선적 유조선이 낙포각 원유 2부두에 배를 대던 중 접안시설을 접촉하면서 육상과 연결된 송유관을 파손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병길 김선호 한종구 손상원 장빛나 김진방 박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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