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 씨 부부가 딴 딸기.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인 자기자신도 속이지 않고 진솔하게 가꾼 농작물이라고.
이돈삼
딸기 재배가 안정되면서 재능 기부에 눈을 돌렸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과 양로원 봉사활동에 나섰다. 미술교육에 대한 경험이 없어 고민이 됐지만,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기본적인 색칠로 시작된 프로그램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지금은 딸기하우스 옆에 컨테이너로 제법 그럴싸한 그림방을 만들어 수업을 하고 있다. 이름도 '풀향기 미술관'으로 붙였다. 여기서 매주 화요일 그림수업이 진행된다. 재작년 백양단풍축제 때는 장애인들이 그린 그림으로 미술작품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정씨는 여기서 멈추기 않고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딸기 하우스 1동을 장애인들에게 아예 주기로 한 것이다. 평소에는 정씨와 그의 부인이 관리하고 미술수업이 있는 날에는 장애인들이 가꾸도록 했다.
장애인들이 가꾸고 딴 딸기는 또 장애인들이 직접 포장해서 팔고 수익도 자신들을 위해 쓰도록 했다. 장애인들이 딸기를 가꾸면서 마음의 안정까지 얻어가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정씨는 재능기부의 폭을 넓혀갔다. 인근 광주 광산구의 장애인단체와 어린이집, 요양원까지 대상으로 삼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한 현금 기부도 해마다 늘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