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전남 여수 봉두마을의 345kV 송전탑 아래에서 형광등을 들어 올리자 전기를 연결하지 않았는데도 형광등에 불이 들어왔다.
황주찬
- 지난해 11월 봉두마을을 찾은 바 있다. 어느 정도 심각하던가."봉두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송전탑에 둘러싸인 마을임을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고압 송전선로가 마을을 관통하다시피 건설돼 있고, 특히 사람이 살고 있는 집 바로 위로 지나가는 모습이 정말 충격적이었다. 봉두마을을 처음 본 느낌은 말 그대로 송전선로로 갇힌 감옥과 같은 모습이었다."
- 한전은 봉두마을 송전탑 건설이 여수 국가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라고 한다."한마디로 국가산업단지에 전력공급을 하겠으니 한낱 시골주민들은 '토'를 달지 말라는 것이다.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송전선로 건설과정은 봉두마을에 송전탑이 처음 들어선 1970년대와 전혀 다르지 않다. 봉두마을의 시계는 여전히 1970년대에 멈춰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산업과 관련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345kV 송전선로의 지중화 기술도 충분히 쌓여 있다. 단지 가공선로보다 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뿐이다. 정부가 피해 주민들의 반대로 인한 사회적 갈등비용과 향후 전자파 민원 등으로 예상 가능한 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전자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지중화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한전은 송전탑과 암 발병에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전은 송전선로의 전자파 국제기준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 비전리방사선 보호위원회에서 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국제기준인 2000mG보다 낮은 수치인 833mG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단기노출'에 대한 기준일 뿐 봉두마을 주민들처럼 집과 논밭에서 항시적으로 전자파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장기노출에 대한 기준은 없는 전혀 상태다.
특히 소아가 3~4mG이상의 전자파에 만성 노출되면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의학계에서 공히 인정된 사실이다. 해외의 전자파 수치 기준 사례를 보더라도 미국 국립방사선 방호학회는 2mG, 샌디에이고시는 건물 신축시 2~4mG, 스웨덴은 2mG, 스위스는 유치원과 병원 등지의 자기장은 10mG 등 대부분 2mG 안팎의 기준치를 채택하고 있다.
봉두마을 주민이 지난해 4월 한전 직원의 참여 하에 마을 주변의 전자파를 직접 측정한 결과를 보면 최고 8.7mG까지 나왔다. 이는 선진국의 기준치인 2mG의 4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봉두마을 주민들이 전자파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국 고압송전선로 주변 지역주민 암 관련 건강영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1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154㎸와 345㎸ 송전선로에 노출된 전국 67개 지역 주민 암 발병 상대위험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남성의 경우 35곳, 여성은 27곳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 해결 가능성 충분... 보상은 불가피한 경우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