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람 예보갈색 원으로 되어 있는 지역이 6급 이상의 바람이 부는 지역인데, 미세먼지의 발생지인 화베이지역은 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중국기상대
26일 중국기상대 예보에 보면 6급 이상의 바람이 부는 곳은 신장에서 네이멍구 중부에 이르는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다. 봄이 되면서 기단을 타고 바람의 힘이 더 확장해야 하는데, 그 영향력이 화베이 지역까지 미치지 못하여 미세먼지의 체류기간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런 영향은 한국에도 그대로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화베이 지역의 대기 상황이 한국에는 1~2일 후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현재 미세먼지 농도는 비슷한 수준에서 장기화할 수 있다.
3. 때를 가리지 않는다미세먼지가 황사보다 위협적인 것은 때를 가리지 않는 점도 있다. 수도권에서 중국 산동 지역은 500km, 화북지역은 1000km 내외에 있다. 하늘길로 본다면 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베이징의 남쪽에 있는 상하이는 1200km가량 떨어져 미세먼지의 영향이 덜하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중국 화북지방의 대기상황이 나빠지면 바람이 서에서 동으로 불 때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에 겨울 황사도 다시 나타났지만, 미세먼지의 경우 여름철을 제외한 언제라도 한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는 화베이 지역이 주 원인 지역이지만, 이 지역이 급속히 발전하는 허난이나 산동지역으로 확산하면 미세먼지 우산도 그 범위가 확장된다. 그럴 경우, 한국이 받는 위협은 더욱더 증대할 수 있다.
4. 대기가 자정작용을 잃어 버렸다현재 미세먼지의 주 발생지역인 화베이 지역은 만리장성 아래에 있다. 화베이 지역 만리장성은 옌산(燕山) 산맥 위에 쌓았다. 옌산 산맥은 높이 1000m 내외까지 높게 솟아 있어 예부터 중원과 변방을 가르는 역할을 했다. 정치적, 문화적 경계지만 기후적으로도 경계였다. 사계절 내내 두 지역의 기온 차는 5도에서 10도 차이가 나고, 이 산맥으로 인해 황사 등 나쁜 대기가 베이징에 영향을 덜 주는 완충작용을 했다. 결국, 이 산맥이 병풍작용을 한 것이다.
그런데 화베이 지역의 대기가 나빠지자, 이 병풍은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바람이 불어 분지에 가까운 화북평원의 대기를 씻어줘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한 바람이 서쪽에서 오지 않자 화베이 지역의 대기가 하던 자정작용도 급격히 약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과거부터 인공강우 등을 통해 이런 실험을 많이 했지만, 이것도 여름에나 가능한 일이지 강수량이 낮은 초봄에 수행하기는 힘들다. 결국, 가장 초보적인 해결책은 이 지역의 공업생산이나 자동차 이용대수를 줄이는 것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