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알바 10계명이란 게 있었네요?"

아르바이트 후 최저시급 어떻게 달라하나 고민하다 찾아낸 답

등록 2014.02.27 11:24수정 2014.02.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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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부에서 발행한 정보전단 청소년 알바 십계명
노동부에서 발행한 정보전단 청소년 알바 십계명변창기

지난해 11월 경에 저는 다시 야간 주말 아르바이트(아래 알바)를 시작했었습니다. 학교 일용직 벌이만 가지고는 가족 생계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된 알바, 점장은 시급 4500원 준다고 했습니다. 2013년은 최저시급이 4860원 할 때였습니다. 2014년 최저시급이 5210원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제 시급은 여전히 4500원입니다. 그렇게 지난 2월 22일까지 금·토 야간 알바를 해왔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란 이름을 내세워 기본만이라도 지키자고 하고 있었지만, 제가 찾은 일자리들은 대부분 그 기본마저 지켜지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기본만이라도 지키라며 편의점 점장에게 최저시급 달라고 할 참이었지만, 고민이 앞섰습니다. 점주는 젊은 기혼 여성이었고, 마침 임신중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놀라게 하지 않으면서 최저시급이라도 달라고 요구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일을 보기위해 울산 노동부에 찾아 갔습니다. 상담을 하려는데 다른 분이 상담 중이라 잠시 휴게실에서 대기하라고 했습니다. 휴게실에 가 앉으려는데 구석에 상자가 있어 보니 거기에 뭔가 호기심이 생기는 전단지가 보였습니다.

<청소년 알바 십계명>이라고 쓰여있는 작은 안내책자였습니다. 연녹색과 주황색 두 가지로 되어 있었습니다. '청소년과 고용주가 함께 알고 지켜야 할 열 가지'라는 작은 문장도 보였습니다.

고용노동부라는 마크와 이름이 쓰여진 걸 보니 노동부에서 발행하여 배포하려고 만든 것인가 봅니다. 펴 보니 연녹색은 만화 그림과 함께 청소년 알바 십계명에 대해 설명되어 있었고, 주황색은 간단하게 글로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주황색 내용을 보니 간단하게 청소년 알바 고용에 대해 적혀 있었습니다.

청소년과 고용주가 함께 알고 지켜야 할 열 가지

알바 1계명
원칙적으로 만 15세 이상의 청소년만 근로가 가능합니다. 만 13세~15세 미만 청소년은 지방고용노동청에서 발급한 취직인허증이 있어야 근로 가능.


알바 2계명
연소자를 고용한 경우 연소자의 부모님 동의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사업장에 비치하여야 합니다.  *연소자: 만 18세 미만

알바 3계명 
근로조건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알바 4계명
성인과 동일한 최저임금 (2014년 기준, 시간당 5,210원)을 적용받습니다.

알바 5계명
연소자는 하루 7시간 일주일 40시간 이하로 근무가 가능합니다.(당사자 합의에 따라 하루 1시간 6시간 이내 연장근로 가능)
˚ 만 18세 이상은 하루 8시간, 일주일 40시간 이하로 근무가능(당사자 합의에 따라 일주일 12시간 이내 연장 근로 가능)
˚ 연소자가 야간·휴일근로를 하기 위해서는 지방고용노동청(지청)의 인가를 받아야 가능합니다.

알바 6계명
근로자가 5명 이상인 경우 휴일·연장·야간 근무 시 50%의 가산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바 7계명
1주일을 개근하고 15시간 이상 일을 하고, 1주일 동안 개근한 경우, 유급휴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바 8계명
연소자는 위험한 일이나 유해한 업종의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알바 9계명
일을 하다 다쳤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바 10계명
부당한 처우를 당하거나 궁금한 사항에 대한 상담은 청소년 신고 대표전화 1644-3119로 문의합니다.

 알바 책자 속 내용
알바 책자 속 내용변창기

또, 뒷면엔 '연소근로자(18세 미만인 자) 표준근로계약서'라는 문서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몰랐었습니다.

저는 몇 장을 가방에 챙겨 넣었습니다. 그리고 동네 24시 편의점 알바를 그만 둔 이틀 후 알바 10계명을 접목하여 편의점 점주 폰으로 사진과 함께 정중하게 최저시급과 야간수당,주휴수당을 달라고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 점주가 최소한 충격을 덜 받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오늘 길 가는 데 젊은분들이 캠페인하며 그림에 나오는 팸플릿을 나누어 주고 있어 받아 보았습니다. 

2013년 최저시급 4860원
2014년 최저시급 5210원 이라네요?

또, 노동부서 발행한 작은 책자 내용을 보니 점주님의 편의점일 경우 야간 4시간을 더 계산해 주셔야 하고, 휴일수당도 지급해야 하더라구요?

저의 경우 상담해보니, 시급 4500원만 받아온 것은 최저시급 위반과 야간수당, 주휴수당 미지급에 해당되니 먼저 지급 요청해보고 소급적용 안해주면 노동부에 진정서 넣어보라 합니다. 그러면 노동부에서 받아 줄 것이며 업자는 처벌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어떻하죠? 저도 모르고 있었고, 점장님도 모르고 계신듯 해서요. 점장님이 착하신 거 같아 노동부에 찾아가 진정서 올리기도 마음이 불편하고 이런 내용 알고도 그냥 넘기기에도 맘이 편치 않네요. 기본은 지키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보다 좋은 가정환경에서 살아온 듯한 점주에게 좀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제 가정경제 사정도 사정인지라 어쩔 수 없이 그 내용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한 두 푼도 아니고 나름 계산해 보니 70여만 원이나 되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 퇴근하는 데 수고했다며 문자를 보냈었는 데 제가 그 내용을 보내고 난 후엔 가타부타 답문이 오지 않고 있습니다. 점주는 15일 월급 계산하여 계좌이체하여 준다고 하니 체불임금까지 줄 지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알바 10계명 #울산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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