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별 성별 경제활동참가율 및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 (단위 : %, 만원)경력단절 이전인 25세이상 30세미만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은 38.2% 수준이지만, 경력단절 이후인 40대 여성의 비정규직 비중은 61.6%로 늘어났다
새사연
두 가지 일을 하는 U씨는 하루에 공공근로 4시간, 의류매장 '아르바이트' 8시간 총 12시간동안 일을 하고 있다.
"오전에는 공공근로로 한 4시간 근무하고요. 끝나고 나서 점심에 애들 밥 챙겨놓고 잠깐 쉬고 그리고서 곧장 의류매장으로 8시간 아르바이트 나가는 거죠. 지금 일하면서 제일 힘든 건 아무래도 임금. 너무 최저임금 수준이고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는 많이 받아야 5천 원 간혹 6천 원 주는 데는 식당이거나 굉장히 힘든 곳이에요. 6000~7000원 주는 데가 있긴 한데 가보면 그만큼 또 힘들어요. 많이 받아야 5천원 선이다보니까 임금은 적고 근무시간은 너무 길고 그렇죠."(40대 중반, U)시간제일자리 하나만으로는 생활 유지가 힘든 U씨는 생활유지를 위해 여러 개의 일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시간제일자리의 현실에 있다. 최저임금수준인 데다 그에 비해 일은 고되다.
"처음에 생각했던 거랑 현실적으로 다르구나. 수업 수에 따라서 임금이 책정되는데, 수업을 많이 해야 돈을 많이 받을 수 있어요. 출근은 오전 9시에 하지만, 아이들 수업은 학교 끝나고 오후 2시 이후부터 하거든요. 일하기 전에는 아이들 교육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침 조회 회의 등 부수적으로 드는 시간이 많았어요. 영업이나 상담도 해야 하고. 일이 너무 늦게 끝나니까 내 아이를 케어할 수가 없었어요. 돈 벌기 위해서 일을 시작했는데 늦게까지 일하지 않으면 돈이 적었어요. 평균 오후 10시까지 일을 해야 어느 정도 수준이 되더라구요. 아이 때문에 오후 7~8시에 끝내고 돌아오면 월급이 적었어요."(30대 중반, P)아동전문 방문교사인 P씨는 평균 오후 10시까지는 수업을 해야 '적지 않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늦게까지 일하면 일·가정양립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일·가정양립을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면 임금이 낮아지는 딜레마적 상황에 놓인다.
"파트타임도 힘드니까 많이들 그만 둬요. 한 달 만에 그만 두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경우냐면 애들 유치원 보내놓고 일하러 왔는데 갑자기 아이를 돌보러 가야하는 거예요. 파트타임이면 4시간인데 그 사이에도 아이들 때문에 중간 중간 빠질 수밖에 없으니까."(40대 초반, J)학교 급식조리원인 J씨는 파트타임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전일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4년 가량 일하면서 갑자기 아이를 돌보러 가야 하느라 파트타임 일도 여의치 않아 그만두는 분들을 봤다고 한다.
"동생 애 봐주려고요, 저처럼 이것저것 전전하지 않게"위의 U, P, J씨의 사례를 통해서 여성노동문제의 대안을 시간제일자리에서 찾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여성이 지속적으로 일하기 위한 조건은 굳이 시간제일자리가 아니라 적정노동시간과 적정임금의 일이다.
여성노동자에게 파트타임이든 전일제 노동이든 일∙가정양립을 위해서는 각 노동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을 충분히 고려한 정교한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단순히 시간제 일자리만 많이 만든다고 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여동생들한테 내가 아이 봐 줄 테니까 일 할 수 있으면 하라고 해요. 제가 경험해봤기 때문에 동생들이 애기 낳으면 키워준다고 얘기하죠. 저처럼 이것저것 전전하지 않게."(40대 초반, J) 인터뷰를 마친 뒤에도 여운이 오래 남았던 이야기이다. 경력단절 경험을 거울삼아 동생에게 경력단절을 대물림 시키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지 않아도 되는 조건이 무엇인지 고민된다. 여성의 경력단절은 J씨나 동생의 고민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응답해야 할 모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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