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성폭행 가해자 변호사 인권위원 임명 철회해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유영하 인권위원 임명 철회 요구

등록 2014.02.28 11:23수정 2016.11.15 13:48
2
원고료로 응원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관련한 뇌물죄 등의 의혹에 대해 자신을 변호할 사람으로 유영하(54)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청와대가 15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유 변호사에 관한 2014년 <오마이뉴스> 기사를 다시 싣습니다(2016.11.15) [편집자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대표 김미순, 이하 협의회) 28일 군포 성폭행사건의 가해자를 무죄 변론한 유영하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의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협의회는 이날 오전 배포한 성명서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성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한 바 있다"라며 "그럼에도 성폭력 가해자들의 무죄변론에 힘쓰고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힌 유영하 변호사가 상임인권위원이 선출되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유영하 국가인권위원은 지난 2008년과 2009년 일어난 군포 성폭행사건의 가해자 3명을 변론한 바 있다. 그는 가해자들을 변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원해서 남학생들과 성관계를 가졌다"라며 강간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과 법원은 사실상 '강간'에 해당하는 '위력에 의한 미성년자 간음' 혐의를 인정했다. 가해자들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지만 항소심 첫번째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바 있다. (관련기사 : 여러 명이 '강간'했는데 자발적 성관계?).

협의회는 "유영하 변호사는 2009년 군포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 지원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들을 강력히 무죄변론하면서 피해자의 '행실'을 비난하는 변론으로 피해자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입힌 자이다"라며 "이러한 전력을 가진 유영하 변호사가 어떤 근거로 임명이 되었는지 국가인권위원회의 앞날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인권위원은 누구보다 인권의식이 투철해야 하며 특히 피해자, 약자에 대한 이해는 그 기본이다"라며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유영하 변호사의 인권위원 임명을 철회하라"라고 촉구했다.

한편 유영하 국가인권위원은 지난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이 '피해 여자애랑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는데 구속돼서 억울하다'고 해서 변론을 맡게 됐다"라며 "저도 딸을 키우고 있어서 최대한 여학생의 사생활을 세심하게 배려하면서 변론했다고 자부한다"라고 항변했다.


지난 20일 국회 몫으로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에 선출된 유 인권위원은 검사 시절 나이트클럽 사장으로부터 향응을 받고 징계받은 전력 등으로 인해 '자격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유영하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국가인권위원 #군포 성폭행사건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 4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5. 5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