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바이러스의 행태를 보면, 섹스(sex)라는 말을 결코 떼놓을수 없다. 전문가들이 흔히 '바이러스 섹스'(viral(바이러스를 뜻하는 형용사) sex)라고 부르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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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바이러스의 행태를 보면, 섹스(sex)라는 말을 결코 떼놓을수 없다. 전문가들이 흔히 '바이러스 섹스'(viral(바이러스를 뜻하는 형용사) sex)라고 부르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에게 인종이 있고, 민족이 있고, 집안이 있듯 바이러스에도 다 계통이 있다. 헌데 국제결혼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바이러스도 드물지만, 딴 종자와 몸을 합치기도 한다. 다른 부류의 바이러스와 만남은 일종의 돌연변이를 탄생시킨다. H5N1도 서브타입(subtype)이 다른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결합해 나온 것이다.
점잖게는 '혼혈 바이러스'의 탄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종 바이러스의 결합은 몸을 섞는다는 속된 표현이 보다 정확한 묘사이다. 서로의 바이러스 DNA 혹은 RNA가 뒤섞여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핵산, 즉 DNA, RNA 등으로 불리는 물질과 약간의 단백질로 이뤄진 '것'이다. '것'이라고 표현한 것은, 생명체의 기본 핵심 물질인 핵산은 있지만 혼자 힘으로는 자손번식을 할 수 없는 등 생명체로서는 결격 사유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한마디로 생물도 무생물도 아닌 존재다.
그럼에도 섹스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건, 새로운 핵산 서열을 가진 바이러스가 이종 바이러스 간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탓이다. 사람이든 다른 동물이든 혹은 식물이든, 생명체들의 섹스 결과물, 즉 자손은 새로운 핵산 서열의 탄생을 의미한다. 사람을 예로 들면, 엄마 아빠의 결합에 의해 태어난 모든 우리는 핵산 차원에서는 부모와는 다른 DNA 서열을 가진 생명체이다.
사람의 섹스는 겉으론 살을 섞는 일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바이러스 섹스와 마찬가지로 재배열된 유전자를 가진 후손을 탄생시킬 수 있다. 인간의 섹스가 방 안에서 일어난다고 하면, 바이러스 섹스는 세포 안에서는 일어나는 정도가 다르다면 다를까? 모든 생명체에서 섹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통한 환경 적응력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러스나 사람이나 섹스를 추동하는 배경은 똑같은 셈이다.
세상에는 지구상의 민족 숫자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겉모양만 대충 보면, 실처럼 생긴 것도 있고, 다면체인 것도 있고, 나선형으로 꼬인 것도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따지고 들면 종류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각자 살아가는 방식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는 점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사람 체내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는 사람 체내에서만, 돼지 몸에서 사는 바이러스는 돼지 몸에서만 살 수 있다. 식물인 담배에서 증식하는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로 해당 식물에서만 주로 증식한다.
게다가 같은 사람 몸이라도, 호흡기 세포에 주로 기생하는 녀석, 자궁 세포에서 잘 자라는 녀석이 따로 있고, 이들은 서로 몸을 섞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식물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소를 사람이 날로 먹더라도, 세균으로 인해 배탈은 날 망정 해당 바이러스에 인간은 감염되지 않는다. 식물바이러스는 원천적으로 인간의 세포에서는 증식할 수 없는 탓이다.
변형 바이러스 기승, 사람도 책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