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수자원공사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눈덮인 길바닥에 깔개를 깔고 앉아 원직복직 쟁취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병준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점심때만 되면 확성기를 틀고 집회를 해 주변 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나오지 못해 식당 업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빠른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관계기관에 해고 노동자들의 집회를 막아달라는 요청이다.
한 식당주는 "농성을 하는 노동자를 만나 사정을 해봤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관계기관이 나서 주민 불편과 학생들이 안전을 위협하는 농성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사측이 주변 식당주들과 노동자들 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해고 노동자는 "수공 직원들에게 의존해 장사를 하고 있는 업주들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책임은 사측에 있다"며 "결국 사측이 해고 노동자들과 주민들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수공 측이 해고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취재 과정에서 사측의 권고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수공의 한 직원은 "구정 직전 사내 방송을 통해 민주노총이 정문 앞에서 시위중이니 점심시간 등에 출입을 자제하라는 권고 방송이 있었다"고 말했다. 수공 관련 일로 수공을 자주 오가는 한 협력업체 직원은 "구정 직전 수공 직원으로부터 내부통신망을 통해 정문 앞 농성을 이유로 점심시간 외출을 자제하라는 권고문이 올라갔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언은 직원들이 갑자기 점심시간 외출을 하지 않은 때와 일치한다. 직원들은 농성을 시작한 지난 1월 6일 이후에도 자유롭게 점심시간을 이용 외출을 하다 구정을 앞둔 어느 날부터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점심시간 외출을 하는 일부 직원들도 정문과는 거리가 먼 우측 쪽문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외출 자제를 권고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사실 무근"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해고된 청소노동자들이 정문 앞에서 '생존투쟁'을 하며 대치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편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겠냐"며 "마음이 불편해 자진해서 외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민들은 "수공 본사가 있지만 주변에 주는 혜택이 전혀 없다"며 "이전 투쟁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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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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