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가압류 없는 세상을 위해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열린 '손배 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약칭 '손잡고') 출범식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과 참석자가 손해배상, 가압류 문제 해결을 염원하며 각 사업장이 감당해야 하는 금액에 색칠을 하고 있다.
유성호
민주노총 등은 입법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법 자체를 바꿔 법원이 합법파업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 소속 김태욱 변호사는 "법원이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너무 좁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합법파업에 해당하는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법 조항이 개정돼야 한다"면서 "'정리해고나 정치·경제이슈 파업이 근로조건 유지·개선을 위한 쟁위행위에 해당한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12년 7월 노조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폭력이나 파괴행위에 따른 손해만 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게 개정안의 주요 골자다.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지난해 6월 노조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
일각에서는 정당한 파업행위의 범위와 관련해 노조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우려한다. 손해배상은 민법의 적용을 받는데, 노조 파업에 대해서만 지금보다 특별규정을 강화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고 다른 손해배상 사건과 비교해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국회에서 이같은 법률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낮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유럽의 사례와 같이 노조에게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 상한을 조항으로 두거나 조합원 개인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법 개정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학계에서도 거액의 손배청구와 가압류의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다. 원로 노동법학자인 김형배 교수는 자신의 저서 <노동법>을 통해 사측의 손배청구가 "노조 활동을 약화시키려는 수단으로 오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개선방안으로 ▲단순가담자 등 개별조합원 책임제한 ▲정리해고, 구조조정 등과 관련해 노사가 신뢰할 수 있는 분쟁해결제도 도입 ▲임금, 조합비 압류를 일정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등의 해결책을 내놓았다.
이외에도 회사가 손해배상 청구 전후로 과도한 가압류를 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법원이 가압류 결정전에 노사 양측의 의견을 듣는 심문절차를 진행하거나 손해배상과 관련한 소명자료를 더욱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이 노동문제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노동법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판례 변경이나 법 개정, 제도 마련이 실현되려면 사회적 공감대가 확대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이나 압박이 없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별다른 부담 없이 수십·수백억 원 대의 손배소를 제기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선진국에서는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받을 비난을 우려해 섣불리 거액의 손배소를 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고 전해진다. 노동계와 법조계에서는 국민적 여론 압박이 기업을 넘어 국회나 정부를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도 기대한다.
최근 이러한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손배·가압류를 해결하자는 취지의 사회적 기구(손잡고)가 출범했고, 노조 손배 피해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인 '노란봉투 캠페인'이 가수 이효리씨 등의 참여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서 더 나아가 불매운동이나 탄원서로 민사 손배 소송의 당사자인 기업 자체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잡고'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사람들이 점점 (노조 손배)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재계와 정부·여당이 반발한다 해도 국민이 동의한다면 (법 개정 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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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법원공무원(각종 강의, 출간, 기고)
책<생활법률상식사전> <판결 vs 판결> 등/ 강의(인권위, 도서관, 구청, 도청, 대학에서 생활법률 정보인권 강의) / 방송 (KBS 라디오 경제로통일로 고정출연 등) /2009년, 2011년 올해의 뉴스게릴라. jundorap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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