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 강병원 8폭 <사군자도> 부분, 164x320cm
한국국학진흥원
봄이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그 맨 앞에 봄의 전령사, 꽃의 우두머리, 매화가 동장군의 등짝을 휘어 쳐 저만치 밀어내며 달려오고 있다. 엄동설한을 견디며 온 힘을 모았다가 얇은 속살을 찬란히 드러내는 매화, 그 기상과 향기를 기다리며 펼쳐지는 전시가 3월 27일까지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매화를 기다리며> 전시에는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는 5점, 문인화 12점, 시화 7점, 공예 12점과 금강 송윤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소우 강벽원의 매화가지는 손에 베일 듯 날카롭고 난처럼 가늘다. 사실적 묘사보다 창공으로 높이 치켜 올린 가는 가지로 매화의 고고한 기상, 그 정신적 힘을 높이 드러내고 있다. 군더더기 하는 없는 붓질을 보니 작가의 성품이 강직하고 빈틈없었을 것 같다.
죽농 서동균의 매화는 힘차게 뻗어 나온 줄기와 가지 끝에 소담스레 달려 있다. 추위를 뚫고 올라 온 강한 힘이 느껴진다. 라창교의 매화는 언 땅에서 영양분을 힘들게 끌어올려 꽃잎으로 보내는 그 긴 여정의 힘듦을 끊어질 듯 이어진 가지를 통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