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상가는 양쪽의 박스형 매장과 통로 가운데 쇼케이스 매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지 좌측이 박스형 매장, 우측이 쇼케이스 매장이다.
추광규
4중고에 시달렸던 메트로 상가 임차 상인들 메트로상가 임차상인들이 현재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서울메트로가 상인들이 상당한 금액을 투자해 임차한 후 그동안 온갖 불이익과 불편을 감수하면서 상권을 일궈온 사정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서울메트로가 임차상인들과 충분한 상의도 없이 법적인 절차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내보낸 후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새롭게 입점자와 계약하겠다고 밀어 붙인다는 것.
초기 입점한 분양 점주들은 당시 한신아파트 30평형(3000만~4000만 원) 3채 가격을 투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최초 임차상인들은 주변의 열악한 환경과 매출 감소로 인해 대다수가 점포를 팔고 떠났다. 현재 입점하고 있는 상인들은 중간에 수억 원의 권리금을 주고 입점한 사람들이다. 특히 7호선, 9호선 시설공사와 개통에 이르기까지 수년 동안 메트로 상가는 점포출입구가 폐쇄되는 등 영업에 큰 지장을 받으면서도 상권을 지켜왔다.
명도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임대료는 경부선 측에, 전기 관리비는 호남선 측에, 그리고 S주택에는 일반관리비를 납부했다. 소방서로부터는 중앙통로 쇼케이스에 대한 과태료 부과 부담감에 시달렸다.
임차상인들은 이 같은 해묵은 불편한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서울메트로가 법적인 양도절차를 밟자, 상인회를 중심으로 서울메트로의 과거 직무유기 등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는 것.
상인들은 373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1월27일 감사원에 제출한 국민감사 청구이유에서 "서울메트로는 2005년 해당 지하도상가의 시설물 기부채납 만료이후, 임차상인들로 하여금 적법하지 않은 임대차계약을 무자격자인 주식회사 센트럴시티와 체결을 강요하였고 또한 부당한 비용을 착취하였으며 아울러 2008년 뒤늦게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행위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인들의 어려움에 대해 전국 조직인 (사)전국지하도상가 상인연합회(아래 지하도 상인연합회)도 2월 18일자로 서울특별시장에게 해당 민원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하도상가 상인연합회는 "서울시의 서울메트로 관리책임을 확인하여 주시고 ㈜센트럴시티의 월권적인 처사에 피해를 당하게 되는 임차상인들의 민생 문제 및 애환을 해결하여 주실 것을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요청한다"고 청원했다.
메트로상가 둘러싼 갈등 관련 입장은대법원 판결 확정 이후 상인들의 반발이 조직적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관계기관들의 입장은 단순하다. 상인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한다고 하면서도 대법원 판결 취지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상인들의 국민감사 청원에 대해, 감사원은 "일이 많아서 접수만 된 상태다. 순서대로 해야 하는데 작년부터 감사청구가 많아 늦어진 것 같다. 4월 말이나 5월 초순경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 담당자는 "공기업으로서 판결취지대로 집행할 수밖에 없다. 재량권을 발휘할 수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원론적인 이 같은 입장에도 현실적 어려움은 인정하고 있었다.
담당자는 "4월10일까지 명도를 요청했지만 이날 명도가 안 된다고 하여 곧 바로 법적인 절차에 착수하는 것에는 부담감이 있다. 임차상인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모색해 보겠다. 나중에 더 이상 대화가 안 될 경우에는 법적인 조치 착수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며 임차상인들과 대화 의지를 보였다.
소상공인연합회 임원이기도 한 (사)전국지하도상가 상인연합회 정인대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도 최근 상가 권리금에 대해 법적 제도적 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서울시도 서소문 시청별관에 서울시 임대차상담센터를 설치하여 서울시내 5천여개 상가를 대상으로 권리금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서울메트로가 서울시 산하 공기업으로서 정부와 서울시의 상가권리금 정책에 적극 동참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계속해서 "경제가 어려운 현 상황에 수백 명의 메트로상가 가족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길거리로 쫓아내는 서울메트로에 대해 지하도상가 연합회는 소상공인연합회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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