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로 구현한 사랑의 기적, 뮤지컬 <고스트>

[정지선의 공연樂서] 영화 <사랑과 영혼>의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무대미술의 조화

등록 2014.03.25 14:04수정 2014.03.2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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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 무어의 큰 눈망울에 매달려있던 구슬만 한 눈물방울과 돌아가는 물레 위에 두 사람의 손을 포개고 사랑을 나누는 명장면, 어디선가 전주만 흘러나와도 자연스레 눈을 감고 일시 정지 모드로 돌입시키는 배경음악 'Unchained Melody'는 영화 <사랑과 영혼>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20여 년을 훌쩍 뛰어넘어 무대에서 다시 만난 뮤지컬 <고스트>는 달라진 이름만큼이나 새로워졌다.

 뮤지컬 <고스트>의 무대는 화려함을 넘어 놀라움을 안긴다.
뮤지컬 <고스트>의 무대는 화려함을 넘어 놀라움을 안긴다. 신시컴퍼니

막이 열리고 마주한 <고스트>의 무대는 화려함을 넘어 놀라움을 안긴다. 눈을 휘둥그렇게 만드는 무대의 숨겨진 비밀은 사방 30cm LED판 7000피스로 감싸인 트러스 구조물과 이 안을 채우고 있는 첨단 소재 FRP로 구성된 실제 세트의 3겹 구조물에 있다.


이 구조물은 LED가 켜질 때는 화면 위에 영상을 띄워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LED가 꺼지면 그 사이로 실제 세트를 비춰 빛과 어둠이 묘하게 어우러진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러한 무대 구조는 유령으로 존재하는 샘을 따라다니는 푸른 조명과 함께 그를 부각시키고, 이와 더불어 샘으로 분한 배우의 몸에 부착된 센서를 인식하는 무빙 조명의 이동은 관객들이 샘의 움직임과 표정을 보다 세밀하게 볼 수 있도록 한다.

 샘과 몰리의 변함없는 사랑이 만들어내는 사랑의 기적은 여전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샘과 몰리의 변함없는 사랑이 만들어내는 사랑의 기적은 여전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신시컴퍼니

샘 역의 주원은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 인기와 보기만 해도 훈훈한 비주얼, 안정된 노래 실력으로 여성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몰리의 상한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기타 연주를 베이스로 감미로운 노래와 귀여운 댄스를 겸한 샘의 '기분 업(Up) 3종 세트'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몰리 역의 아이비는 연인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면서도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마음의 변화를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웃음이 있는 장면에는 언제나 그녀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빵빵 터뜨리는 오다메 역의 최정원은 그분을 모시는(?) 캐릭터인 만큼, 거친 입담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남다른 패션 센스, 그녀가 선 무대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로 웃음을 책임진다.


 오다메 역의 최정원은 거친 입담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남다른 패션 센스, 그녀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로 웃음을 책임졌다.
오다메 역의 최정원은 거친 입담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남다른 패션 센스, 그녀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로 웃음을 책임졌다. 신시컴퍼니

역동적인 영상이 펼쳐지는 무대 세트나 화려한 쇼 등으로 인해 낯설 수 있지만, 이질감은 잠시, 샘과 몰리의 변함없는 사랑이 만들어내는 사랑의 기적은 여전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오히려 첨단 기술의 발전은 판타지의 무대 구현을 더욱 더 실감나게 그려내는데 기여한 부분도 크다. 뮤지컬 <고스트>는 오는 6월 29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관람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문화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정지선의 공연樂서 #문화공감 #뮤지컬 고스트 #주원 #아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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