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처 없이 명의만 있는 현수막효창동 주민센터 앞에 걸린 '효창동 추진위원회'명의의 현수막. 연락처와 대표자 명의 없이 "원효로 舊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받습니다"라는 문구만 있어, 주민들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지 않다.
정해민
원효로1가 사거리에 위치한 용산구청 구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구성된 6개동 '추진위원회'의 모집 절차와 그 대표성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추진위원회가 꾸려진 6개동은 용문동, 원효로1동, 원효로2동, 청파동, 한강로동, 효창동이다.
지난 1월 초부터 효창동 주민센터 앞에는 "원효로 구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받습니다"라는 문구로 된 현수막이 달렸다. 하지만, 현수막에는 연락처나 홈페이지 주소 등의 안내 없이 "효창동 추진위원회"라는 명의만 적혀 있었다. 구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고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현수막만 놓고 보면 '추진위원회'가 실재하는 조직인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용문동 주민센터 담당자는 "용문동 추진위원회는 10명이다. 추진위원회 모집 과정에서 홈페이지에 공지한 적은 없다. 통장, 반장, 주민자치위원과 이들에게 추천을 받은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센터로 용문동 추진위원회에 대해 문의전화가 오면 직접 구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주민의 의견을 접수해 용문동 추진위원회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원효로2동 주민센터 담당자도 "원효로2동 추진위원회는 총 14명으로, 주로 직능단체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고, 자발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아파트 주민대표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용문동과 마찬가지로 원효로2동 주민센터에서도 "주민들이 의견을 말하면 추진위원회로 의견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추진위원회 대표성 논란은 의견수렴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먼저, 주민이 주민센터 직원에게 의견을 전달했을 때 '추진위원회'에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또한 제대로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주민들의 입장에서 대표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는 '추진위원회'가 그 의견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무시할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또한 현재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통장, 반장, 주민자치위원, 직능단체 대표 등이 주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용산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동별 추진위원회와 그 대표들이 모인 선정추진위원회의 의견수렴과 용산구청 TF팀의 실무적 검토를 마친 후, 6월 지방선거 이후에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표성 없는 '추진위원회'의 의견 수렴과 형식적인 '주민설명회'는 용산구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 용산구청 구청사 활용 방안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이 투명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포구청의 경우 2008년 11월 8일 신청사로 이전하기 전인 2007년부터 수차례 주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2013년 10월, 구청사부지에 마포중앙도서관과 청소년교육센터를 건립할 것을 확정지었다. 아시아경제는 2013년 10월 10일자 기사에서 "2007년 마포구 구청사 최적 활용방안 연구용역시 과반수(52.7%)가 교육 및 문화시설 건립을 원했고, 2012년 마포구교육발전종합계획 연구용역에서는 옛날 구청사의 교육시설화에 대해 67.6%가 찬성", 최근 조사 결과 "중앙도서관 건립에는 85.3%, 청소년 교육시설 건립에는 93%가 동의"하는 과정이 있었음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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